침출수는 쓰레기매립지만의 문제가 아니다. 광산 폐광 후 방치된 광물 찌꺼기로 오염된 중금속 침출수가 농경지와 하천에 흘러들기도 한다. 경북의 한 폐광 침출수에서는 독극물인 비소가 검출되기도 했다. 그리고 살처분한 돼지와 소, 닭 등을 땅속에 매몰처리하면 침출수가 나온다. 동물 사체는 매몰 처리 직후에서 1주일 사이에는 악취가 극심하며 용출수와 침출수가 일부 생긴다. 침출수는 매몰 후 2~3개월 사이에 급증한다. 침출수는 500~600㎏짜리 소 한 마리의 경우 매몰 1주일 뒤 80ℓ, 2개월 후에는 2배인 160ℓ가량이 나온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정부는 구제역 창궐 이후 침출수를 막기 위해 살처분 가축을 대형용기(FRP)에 담아 땅속에 묻거나, 렌더링(동물 사체를 태워 유골분으로 만드는 작업)을 통해 처리한다.
최근 임진강 지류 마거천에서는 돼지 매몰 과정에서 침출수가 유출돼 강물이 핏빛으로 변하는 사고가 났다. 정부는 매몰지와 렌더링 공장이 확보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2010년 이후 최근까지 구제역, 조류인플루엔자, 아프리카돼지열병 등 가축질병의 발생으로 조성한 매몰지가 4000~5000곳에 달한다. 그러나 추가 매몰지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악취와 토지 가치 하락 등으로 땅주인이 반대하기 때문이다. 살처분·매몰 방식은 환경오염을 수반할 수밖에 없다. 과도한 살처분도 문제다. 기존 방식을 전면 재검토할 때가 됐다.
박종성 논설위원
▶ 최신 뉴스 ▶ 두고 두고 읽는 뉴스 ▶ 인기 무료만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