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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오래 전 ‘이날’]11월16일 한국, ‘시간 독립국’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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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9년부터 2009년까지 10년마다 경향신문의 같은 날 보도를 살펴보는 코너입니다. 매일 업데이트합니다.

■1979년 11월16일 한국, ‘시간 독립국’ 되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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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O 방송이 자정을 알려드립니다. 뚜 뚜 땡.”

라디오를 즐겨듣는 분들이라면 아마 외우고도 남을 멘트입니다. 바로 방송국에서 송출하는 ‘시보’인데요. 이 시보가 알려주는 시간이 가장 정확한 시간이 아니라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40년 전 오늘 경향신문은 ‘한국에서 가장 정확한 시계’의 탄생을 알렸습니다. 바로 한국 표준과학연구소(현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의 원자시계입니다. 방송국이 기준으로 삼고 있는 시계이기도 하지요.

“한국에서도 100만분의 1초까지 알리는 독자적이고 정확한 표준시보제가 실시된다. 지금까지는 미국·일본으로부터 시각을 수신해서 알려오던 시보제였으나 앞으로는 원자시계에 의한 정확한 시각을 전화 다이얼만 돌리면 초까지 알려주게 되고 정밀기계 공장에서는 100만분의 1초까지 정확한 시각을 수신할 수 있게 된다.”

전날 공업진흥청은 1980년 8월15일 0시를 기해 한국의 표준시보제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단파시보국에서 24시간 단파 시보를 내보내 서울·부산·대구·광주·대전 등 5개 도시에 내보내고, 1983년까지 전주와 인천, 춘천 등 도시에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이었습니다.

이 독자적 시보제로 한국은 세계 21번째의 표준 시보국이 됐습니다.

그렇다면 이전에는 어떻게 시간을 알았을까요. 신문은 “현재 한국에는 정확한 ‘우리 시간’을 관리하는 기관이 없어 방송국은 독자적으로 일본의 JJY(시보국)의 시보를 받아 시보를 내고 있고 정밀공장에서는 미국, 호주로부터 정확한 시각을 수신해서 사용하고 있어 전파수신 상태에 따라 최소 1000분의 4.2초의 오차가 필연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표준시보제 실시로 ‘시간 독립국’이 됐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지요.

경향신문

여러 곳에서 시간을 받아오는 탓에 방송국간 시보의 차이도 컸는데요. 그해 11일1일 상오1시부터 24시간동안 MBC와 KBS의 시보를 원자시계에 맞추어본 결과 KBS는 1000분의 50.47초, MBC는 40.42초의 오차가 발생했고 방송국간에도 1000분의 10.05초의 오차가 나타났다고 합니다.

정확한 시각은 가정에서도, 산업에서도 꼭 필요한 요소였습니다. 전자제품 뿐만 아니라 전자 통신 등 고도의 정밀 기술과 컴퓨터 금속가공기술에서는 불가결한 것이었죠. 신문은 “최근에는 항해와 항공관제, 미사일 식별과 위치파악이 정ㄹ확한 시간에 의해 좌우되는 등 현대 산업의 핵으로 등장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최민지 기자 m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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