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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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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발언 돌연 취소, 접견 비공개로 전환… 회동 20분 더 했는데… 靑 "방위비 논의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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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수뇌부 접견 이례적 상황… 對美담당 김현종 2차장은 불참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 밀리 합참의장 등 미국 군 사절단이 15일 오후 4시 청와대 접견실에 입장해 문재인 대통령과 인사하고 막 대화를 나누려 하자, 청와대 관계자는 "모두(冒頭) 발언을 하지 않기로 했다"며 취재진 퇴장을 요구했다. 당초 에스퍼 장관과 문 대통령 양측의 모두 발언이 예정돼 있었지만, 취재진에 사전 협의나 공지도 없이 갑자기 계획이 변경된 것이다. 이로 인해 에스퍼 장관이 문 대통령을 만나 전하는 육성 메시지가 제대로 국민에게 공개되지 않았다. 외교가에선 "방위비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등 예민한 문제와 관련해 정부에 불리한 언급이 나올 게 우려돼 급히 접견을 비공개로 전환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참석자 자리 배치 등 사소한 사항까지 꼼꼼히 계획되는 대통령의 외빈 접견에서 모두 발언이 즉석 취소되는 건 극히 드문 경우다.

이 밖에도 이날 접견에선 수차례 이례적 상황이 벌어졌다. 접견이 예상한 30분보다 20분 더 길어져 50분간 진행됐다. 그러자 방위비 등 핵심 의제에 대해 양측 간 논의가 심도 있게 이뤄졌을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청와대 측은 접견에서 방위비 관련 논의가 없었다는 취지로 말했다. 문 대통령의 외빈 접견에 거의 빠지지 않은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이날 접견에 불참한 것도 의문스럽다는 반응이 나왔다. 일각에선 김 차장의 강경파 이미지를 감안해 이번 자리에서 뺀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청와대 행사에 앞서 이날 국방부에서 열린 한·미 안보협의회(SCM) 고위회담에서도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졌다. 정경두 국방장관과 에스퍼 장관이 회담을 하고 공동 기자회견까지 마쳤는데, 양측의 공동성명이 4~5시간이 지나도록 나오지 않은 것이다. 공동성명에 들어갈 용어 선정, 주요 의제 삽입 여부를 놓고 양측 간 의견 조율이 잘 되지 않아 이런 사태가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노석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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