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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30th SRE][Worst]'몸집 불리기'에 발목 잡힌 CJ·CJ제일제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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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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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매출 100조원 달성을 목표로 야심차게 추진한 ‘그레이트 CJ’ 전략이 불러온 나비효과가 CJ제일제당(097950)은 물론 지주사인 CJ(001040)마저 흔들고 있다. 가공식품 부진에 실적 하락이 점쳐지는 상황에서 공격적인 투자를 통한 몸집 불리기가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급증한 재무부담에 유휴자산 매각 등 유동화 작업에 나섰지만 대규모 자금의 추가 투입 가능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신용등급 하향 압력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30회 SRE 워스트레이팅(신용등급이 적정하지 않은 기업)에서 CJ·CJ제일제당은 190명 응답자 가운데 18명(9.4%)으로부터 표를 받으며 후보에 포함되자마자 전체 40개사 가운데 12위에 이름을 올렸다. 표를 던진 18명 가운데 88.9%에 달하는 16명이 CJ·CJ제일제당의 신용등급을 더 낮춰야 한다고 응답했다. CJ의 신용등급은 현재 ‘AA-(안정적)’, CJ제일제당은 ‘AA’를 유지하고 있지만 등급 전망은 신평사별로 ‘안정적’과 ‘부정적’으로 전망이 엇갈린 상황이다.

CJ는 내년도 매출 100조원(해외 매출 비중 70% 이상)을 달성하는 그룹 경영 비전 ‘그레이트 CJ’를 추진해왔다. 바이오·식품 등 일부 사업의 성과만으로는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지난해 29조5234억원을 기록한 매출을 3배 넘게 끌어 올리기 위해 선택한 전략은 공격적인 생산라인 증설과 인수합병(M&A)이었다.

CJ제일제당은 2010~2014년 약 7000억원을 투자해 라이신 및 핵산 생산라인을 증설했다. 2년 후인 2016년부터는 미국 냉동식품 회사인 쉬완스를 1조5000억원에, 브라질 식물성 고단백 소재업체인 셀렉타를 2100억원에 차례로 인수하면서 바이오 및 식품·사료부문을 강화했다.

막대한 자금 투입의 이면에는 이전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자금부담이 있었다. CJ제일제당의 조정 순차입금은 지난해 말 7조7000억원에서 지난 6월 말 11조1000억원으로 반년 만에 44%나 늘었다. 상반기 조정순차입금 대비 EBITDA 지표는 6.3배로 상승해 수익성은 오히려 저하되는 모습을 보였다. 불어난 재무 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M&A 효과도 아직 요원한 상황이다.

안희준 한신평 연구원은 “CJ제일제당의 조정 순차입금 증가가 예상을 웃도는 등 신용도 하향 압력이 상당히 확대됐다”며 “회사의 재무구조 개선 노력 결과를 확인해야겠지만 조정 순차입금 대비 EBITDA 지표가 5배 미만으로 유지되지 않으면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 내놓는 하반기 실적 전망도 우려를 더하는 요소다. 유안타증권은 CJ제일제당의 3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한 5조8867억원, 영업이익은 10% 감소한 2378억원을 예상했다. 주력 업종인 식품부문을 비롯해 생명공학(바이오), 생물자원 부문 모두 3분기 실적이 감소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CJ그룹은 서울 강서구 가양동과 영등포 부지 등 약 8000억원 규모의 유휴 자산을 처분하면서 자산 유동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비상경영을 선포하며 외형 성장에 치우쳤던 사업 방향을 수익성 개선으로 일정 부분 선회한 상태다.

한 SRE 자문위원은 “수년간 이어진 대규모 투자에 주력 사업 부진으로 재무부담이 늘어난 것은 맞다”며 “신설 생산기지의 초기 가동부담 완화와 M&A에 따른 사업경쟁력 강화가 언제쯤 효과를 낼 수 있을지가 향후 신용도를 가늠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30회 SRE(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 책자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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