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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끼 식대' 550원…구내식당 엄두도 못 내는 노동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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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550원으로 뭘 사먹을 수 있을까요? 편의점 삼각김밥도 1000원 가까이 하죠. 아마 잘 찾아보면 라면 하나 정도 살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지금 부산 지하철을 청소하는 노동자들은 이 550원으로 한끼를 해결해야 한다고 합니다. 심지어 이마저도 못 받고 50원만 받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요. 당연히 구내식당은 갈 엄두도 못 내고 월급을 떼서 쌀 사고 반찬 모아 겨우 밥을 해먹는다고 하는데, 용역업체와 부산교통공사는 서로 책임을 떠밀고 있습니다.

오효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열차가 들어오자 노동자들의 손과 발이 바빠집니다.

고무장갑에 빼곡히 적힌 숫자를 보며 오늘 청소할 열차가 몇 대인지 세어봅니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노동자 8명의 손에서, 하루 열 대가량의 열차가 다시 일할 채비를 마칩니다.

[청소 노동자 : 여기다 토를 해요. (어떻게 다 긁어내요? 그런 건?) 손으로. 걸레로 닦아내야 하죠.]

[청소 노동자 : (열차 사이 다닐 때) 겨울이면 얼음판으로 다녀야 하고. 비 오고 바람 불면 우산도 잘 못 쓰고.]

폭풍 같은 오전 업무가 끝난 뒤 점심시간.

구내식당이 아닌 휴게실 화장실로 하나 둘 향합니다.

세면대에서 채소를 씻고, 하나뿐인 인덕션에 냄비를 올립니다.

[청소 노동자 : 반찬은 본인이 싸오고, 밥은 쌀 사서. 우리 돈 거둬서.]

[청소 노동자 : 밥솥은 아파트에 나오는 거 있잖아요. 새로 사서 쓸 수 있는데도 버리는 거 (주워다 쓰고)]

이런 점심 풍경엔 이유가 있습니다.

이들이 받는 식대는 한 달에 1만 1000원.

한 달 1000원이던 게 그나마 지난해 올랐지만, 스무 번으로 나누면 한 끼에 550원인 셈입니다.

여전히 한 끼 2500원 하는 구내식당 밥을 사먹기엔 부족한 돈입니다.

용역업체에 따라 아직 올리지 않은 곳도 있습니다.

[한옥녀/부산지하철 서비스노조 지회장 : 아직 (한 달에) 1000원을 받고 있습니다. 쌀 하루에 한 톨만 먹어야죠.]

용역업체는 식대를 부산교통공사에서 지급해야 한단 입장입니다.

[용역업체 관계자 : 지금 현재는 용역비에 식대 부분이 아예 없어요. 교통공사에서 식대를 지급해주시면 저희는 언제든지…]

부산교통공사에 물어봤습니다.

[한종헌/부산교통공사 차량처장 : 용역계약업체에서 용역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임금 항목에 대해서는 본사에서 간섭할 권한은 없습니다.]

고용노동부의 '용역근로자 보호지침'에는 식대 관련 내용이 빠져있습니다.

이렇게 서로 책임을 미루는 동안, 노동자들은 최저임금을 겨우 넘는 월급을 떼 밥을 먹습니다.

[청소 노동자 : 나와서는 남이 해주는 밥이 억수로 맛있거든요. 그걸 먹고 싶어요, 사실은. 근데 돈이 안 되니까.]

오효정 기자 , 신승규, 이주원, 김범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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