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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폭염에도 고품질 딸기 생산" 스마트 쿨링하우스 국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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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부터 농진청 실증…기후변화 대응·UAE 수출도 추진

뉴스1

14일 황정환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이 완주군 농진청 본사에서 '고온극복 혁신형 스마트 쿨링하우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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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1) 박기락 기자 = 지난해 추석을 앞두고 과일값이 크게 올랐다. 폭염이 장기화되면서 생산량이 감소한 탓이다. 특히 지구 온난화와 여름철 한반도에 폭염이 지속되는 날도 늘고 있는 추세다.

평균 기온이 오르면 작물 재배도 영향을 받기 마련이다. 날씨가 추워도 문제지만 너무 더워도 작물은 성장은 멈춘다.

이런 더위를 극복하기 위해 농촌진흥청은 새로운 '온실'을 개발했다. 이름은 '온실'이지만 보온을 위한 목적이 아닌, 작물 재배에 최적회된 온도를 유지하기 위한 냉방시스템이 탑재된 온실이다.

◇딸기·장미 생육 향상 '효과 입증'

온실의 문을 열고 들어가자 폭 52m 넓게 펼쳐진 장미 밭이 한 눈에 들어온다. 이제 막 수확을 한터라 꽃송이가 눈에 띌 정도로 많지는 않다.

현장 관계자가 스마트폰을 조작하자 분무기에서 작은 입자의 물방물이 온실을 가득 메운다. 공기 중 작은 입자의 물을 흩뿌려 '증발 효과'를 통해 실내 온도를 낮추는 방법이다.

전북 완주군 농촌진흥청에서 실증에 들어간 '고온극복 혁신형 스마트 쿨링하우스'는 민간에서 개발한 고온 극복 기술의 보급 가능성과 채소·과수·화훼 적용 가능 여부를 검증하기 위해 올 7월에 지은 시설이다.

우리나라 한 해 평균 기온은 지난 100여년 동안 1.8도(℃), 최근 30년 동안 1.2(℃)가 올랐다. 특히 여름에는 고온을 유지하는 날이 늘면서 채소와 화훼 등 시설재배 농가의 피해가 큰 실정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개발한 '쿨링하우스'는 실내에 각종 냉방 장치와 함께 폭염, 가뭄, 집중호우 등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일반 온실보다 높이를 2배 가량 늘려 11.5~16m 정도로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통상 온도를 유지해야 할 공간이 넓어지면 그 만큼 소비하는 에너지가 많아지지만 냉방을 위해서는 높이가 높은 것이 더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한다.

현장에서는 장미와 딸기를 대상으로 실증이 이뤄지고 있었다. 7월 말부터 딸기 1만여주, 장미 2만여주를 심어 올 10월까지 재배한 결과 일반 온실보다 생육이 더 향상된 것을 확인했다.

온실에서 직접 딴 딸기는 과육이 단단하고 당도도 높았다. 이곳에서 재배한 딸기의 당도는 평균 11.6브릭스로 10브릭스 정도인 일반 온실재배 딸기보다 더 달다고 한다. 실제 시장에서도 당도와 색에서 다른 딸기를 압도하며 일반 농가보다 13.4% 높은 가격에 팔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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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고온극복 혁신형 스마트 쿨링하우스' 내 냉방장치©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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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싸지만 제값 '톡톡'

이 설비의 농가 보급시 추정 비용은 평당 110만원 정도로 일반 온실보다 2배 이상 비싼 편이다. 우수한 성능에도 보급이 쉽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농진청은 이 설비가 30년 이상 사용할 수 있을 정도의 좋은 자재를 쓰면서 다른 경쟁 농가들과 수확주기를 달리해 고품질의 작물을 판매해 고수익을 올린다면 초기 비용을 충분히 상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온실 내에는 안개 분무, 차광커튼, 냉방 시설 등이 갖춰져 있다. 냉기에만 의존하는 일반 온실보다 여름철 최고 온도를 12~13도 낮출 수 있게 해주는 설비들이다.

특히 공기중에 작은 물방울을 흩뿌리는 노즐은 공기중에 더 작은 입자를 뿜어내 증발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기술의 관건이다. 국내에서 개발해 온실에도 적용된 이 노즐은 15~20마이크로미터 수준의 작은 입자를 뿜어내는데 스마트농업 강국인 네덜란드에서 개당 30만원에 구매할 정도라고 한다.

농진청은 이 장비가 향후 기후변화에 따른 고온화로 작물 재배가 어려워지는 우리 농업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장미, 딸기 뿐만 아니라 다양한 품목을 추가로 심어 온실의 효과를 실증한다는 계획이다.

중동 수출도 추진한다. 올 9월 UAE(아랍에미리트)와 연구 협약을 맺고 사막지역에서도 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 설비를 추가해 현지에서 활용 가능성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황정환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은 "현재 실증 중 포함된 일본 기술을 국산화하면 보급 가격을 더 낮출 수 있을 것"이라며 "장기간 재배시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내년 품목을 바꿔가면서 지속적인 테스트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kirock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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