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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휘발유값 인상 이란 시위 불붙였다…시위대·경찰 충돌 1명 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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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연료비 지원금 삭감…휘발유값 50% 급등

테헤란 등 주요 도시에서 일제히 시위 발생

뉴스1

16일(현지시간) 이란에서 휘발유값 인상에 성난 시민들이 곳곳에서 시위에 나섰고 경찰이 최루탄을 쏘며 진압에 나섰다. ©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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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윤경 기자 = 이란에서도 연료 가격 인상이 성난 민심의 임계점을 건드려 폭발시켰다.

16일(현지시간) 가디언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란 정부는 지난 15일 이란 빈곤층에 대한 연료비 지원금을 삭감하기로 결정했다. 그러자 이후 수시간 만에 12개 이상의 도시에서 불붙듯 시위가 일어났다.

최근 수개월 동안 정부는 지원금 삭감을 통한 휘발유 가격 인상을 시사해 왔고 이날 자정부터 조치를 발효했다. 그러자 이란 내 휘발유 가격은 전날에 비해 50% 오른 1리터당 최소 1만5000리알까지 급등했다. 달러화로 환산했을 땐 리터당 13센트, 갤런당 약 50센트.

세계 4위 원유 생산국인지라 이란의 휘발유 가격은 미국의 일반 휘발유 가격 1갤런당 2.60달러인 것에 비춰볼 때 상당히 낮다. 하지만 빈부 격차가 심하고 미국의 경제제재로 한껏 사는 것이 어려워진데다 화폐 가치도 크게 떨어지며 치솟은 물가를 감내해야 했던 서민들의 분노가 일시에 폭발했고 하룻밤 사이에 시위가 확 불붙었다. NYT는 인근 이라크와 레바논에서 반정부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것도 이란 시위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이란 정부는 지난해에도 수차례 휘발유 가격을 올리려 했지만 의회의 반대와 민심 악화를 우려해 철회했었다.

국영 IRNA 통신에 따르면 이란 수도 테헤란 남동쪽에 있는 시르잔에선 시위대가 유류 저장고에 불을 지르려하다가 경찰에 의해 저지당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선 다른 지방 도시의 은행 지점 등이 불타는 영상이 퍼졌으며, 많은 시위대는 "로하니(하산 로하니 대통령), 부끄러운 줄 알아라!"라고 외치고 있다.

ISNA 통신에 따르면 시르잔에선 경찰과 시위대가 총격전을 벌이다가 여러 명이 다쳤고 1명은 숨졌다. 시르잔 정부 관계자는 애초엔 "시위자들은 평화롭다"고 말했지만 나중엔 "총과 칼로 무장한 복면을 한 사람들이 시위에 잠입했고 석유 저장고에 다다라 위기를 조성했다"고 언급했다.

쿠제스탄주에선 경찰이 군중을 향해 최루탄을 발사하는 장면이 온라인을 통해 퍼졌다. 가디언은 국영TV를 통해 나온 영상 속에서 이 주에 속해 있는 도시인 코람스하르에서도 총성이 들렸다고 전했다.

시위대는 또 수도 테헤란을 가로지르는 주요 도로에 차를 세우고 시위를 벌였다. 케르만샤시에서도 경찰이 시위대에 최루탄을 쐈고, 타브리즈에서도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이 벌어졌다.

이란 정부는 인터넷 접속을 중단한 것으로 보인다. NYT가 전 세계 인터넷 접속을 감시하는 넷블록스(NetBlocks)를 인용한데 따르면 이란 인터넷 접속은 중단됐다.

이란에선 시민들이 2017년에도 "못 살겠다"며 대대적인 시위에 나섰다. 당시 거의 5000명이 체포되고 최소 25명이 사망했었다.
s91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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