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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스리랑카 새 정부, 친중국 노선 강화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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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승리 고타바야, 친중국 성향 라자팍사家 출신…"인도·미국은 우려"

연합뉴스

16일 스리랑카 대선에서 승리한 고타바야 라자팍사 전 국방부 차관. [AFP=연합뉴스]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16일 대통령 선거 승리로 새롭게 출범할 스리랑카 고타바야 라자팍사 정부의 대(對)중국 외교 정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도, 중국, 미국 등이 패권 경쟁을 펼치는 인도양에서 지정학적 거점인 섬나라 스리랑카가 그간 외교 노선에서 벗어나 친중국 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스리랑카는 2005∼2015년 마힌다 라자팍사 전 대통령 시절 노골적인 친중국 노선을 펼쳤다.

마힌다는 당시 중국과 손잡고 각종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진행하는 등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2014년에는 콜롬보항에 중국 잠수함 두 척의 정박을 허용해 인도와 미국 등을 긴장시키기도 했다.

일대일로 관련 사업 중에서는 콜롬보 인공섬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콜롬보 남쪽에 간척사업으로 인공섬을 조성해 이 일대를 남아시아의 금융 허브로 만든다는 야심 찬 계획이다.

아울러 스리랑카 남부에서는 중국의 대규모 차관을 재원으로 함반토타 항구가 건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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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일대일로 지원으로 건설된 스리랑카 철도. [신화=연합뉴스]



스리랑카 신공항, 크리켓 경기장, 도로, 철도 등 전국 곳곳에 중국 자본을 등에 업은 대규모 프로젝트가 진행됐다.

하지만 이런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스리랑카는 엄청난 빚을 지게 됐다.

이에 2015년 취임한 마이트리팔라 시리세나 대통령은 전 정권이 중국 자금을 무분별하게 유치해 '빚의 덫'에 걸렸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시리세나 대통령은 취임 후 첫 방문국으로 인도를 택하는 등 '탈(脫)중국'에 힘을 기울였다.

인도도 이에 화답해 적극적으로 양국 관계 개선에 나섰다. 특히 지난해 말 마힌다가 총리로 복귀하려 하자 이를 막기 위해 국제사회와 함께 다양한 물밑 외교 작업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마힌다의 동생이 바로 고타바야다.

고타바야는 이런 상황 속에서 당선된 만큼 기존 친인도·친미국 노선을 축소하고 친중국 정책의 부활을 추진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인도와 미국 등은 고타바야가 새 대통령이 되면 스리랑카의 친중국 노선이 강화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도 매체 NDTV도 마힌다가 친중국 성향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라자팍사 패밀리의 복귀는 인도에 근심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NDTV는 또 불교도 위주의 싱할라족 출신인 고타바야가 힌두교를 주로 믿는 소수 타밀족을 압박할 수 있다는 점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타밀족은 스리랑카 북부는 물론 인도 남부 타밀나두주에도 널리 퍼져 사는 민족이라 인도도 이들의 동향을 늘 주시해왔다.

c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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