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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인구구조 급변에 소비 트렌드 변화…외식비·의료비 ↑ 식료품비·교육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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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간 평균 연령 9.4세 상승

30대 이하 가구주 1/3로 격감

세계파이낸스

사진=연합뉴스


[세계비즈=안재성 기자]지난 20년간 지속된 저출산·고령화로 국내 인구구조가 급변하면서 소비 트렌드도 따라서 크게 달라지는 양상이다.

만혼 및 비혼의 유행으로 외식비 비중이 상승하고 식료품비 비중은 대폭 하락했다. 또 고령자 수가 크게 늘어나면서 의료비 비중이 급등했다. 반면 젊은 가구주가 격감한 탓에 교육비 비중은 축소됐다.

KEB하나은행 산하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17일 발표한 ‘국내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소비 트렌드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한국의 평균 연령과 고령 인구 비중이 훌쩍 뛰었다.

지난해 기준 한국의 평균 연령은 41.7세로 20년전(1998년)의 32.3세보다 9.4세 올랐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중(14.3%)이 유소년 인구 비중(12.8%)을 초과했다.

또 30대 이하 가구주 비중이 1990년 57.3%에서 2015년 19.3%로, 거의 3분의 1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반대로 같은 기간 50세 이상 가구주 비중은 15.2%에서 56.3%로 급등했다.

만혼 및 비혼의 유행으로 인한 1인가구 급증, 초저출산(가임여성 1인당 0.98명 출산) 등은 이런 인구구조의 변화를 더 가속화시킬 전망이다.

때문에 소비 트렌드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우선 1990년만 해도 가구 소비 지출에서 제일 비중이 높은 항목이었던 식료품비(26.6%)가 2018년에는 14.0%로 뚝 떨어졌다. 20~30대 가구주의 감소폭(-16.8%포인트)이 제일 컸다.

반면 외식비 비중은 8.2%에서 14.0%로 늘었다. 보고서는 “1인가구 수 확대와 저출산의 영향”이라고 진단했다.

또 의료비 비중은 1990년 6.3%에서 2018년 7.3%로 뛰었다. 보고서는 “60세 이상 가구주가 1990년 대비 8배 이상 늘어나는 등 고령화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황선경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향후 60~70대 인구 비중이 확대됨에 따라 의료비 비중은 꾸준히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교육비 비중은 축소됐다. 2009년 가구 소비 지출 중 13.8%를 차지했던 교육비 비중이 지난해에는 7.2%로 가라앉았다. 이는 자녀를 적게 낳는 풍조와 비혼의 유행 탓으로 여겨진다. 보고서는 “앞으로도 가구에서 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속적으로 내려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의류비 비중 역시 1990년 9.8%에서 2018년 6.1%로 줄었다. 같은 기간 교통비 비중은 7.9%에서 13.3%로 늘었다.

한편 특기할 만한 부분은 세금, 공적연금 등 비소비지출의 빠른 증가세다. 1990년 19.5%였던 비소비지출 비중은 2018년 23.9%로 뛰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평균 수명이 늘면서 노후 대비의 필요성이 증가한 점, 점점 늘어나는 복지 지출을 감당하기 위해 정부가 세수 확대를 꾀하는 점 등이 비소비지출의 증가로 연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비소비지출 확대가 민간소비를 제약해 경기침체에 한 몫 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seilen7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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