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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지소미아 종료 5일 전, 韓日 국방장관 만났지만… “원론 재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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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를 5일 앞두고 한국과 일본의 국방부 장관이 만났으나 소득 없이 원론적 입장을 확인하는 수준에 그쳤다.

◆5개월 만의 국방장관회담… “원론적 수준에서 얘기가 있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현지시간 17일 오전 10시5분(한국시간 낮 12시5분)부터 약 40분간 태국 방콕 아바니 리버사이트 호텔에서 고노 다로 일본 방위상과 만나 한일 국방장관회담을 가졌다. 한일 국방장관회담은 지난 6월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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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차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 참석차 태국을 찾은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17일 방콕 아바니 리버사이드 호텔에서 열린 한-일 국방장관 회담에서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방위상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 장관은 회담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원론적 수준에서 얘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양국의 기존 입장 확인 외에 새로운 이야기는 없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정 장관은 “일본에서 계속해서 (지소미아) 유지를 해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며, “(우리 측은) 6월까지 정부 입장은 연장이었는데, 이후에 일본이 수출규제, 화이트리스트 배제를 조치하면서 그 이유를 안보상 신뢰를 (들어) 훼손해서 종료 결정을 할 수 밖에 없었다고 했다”고 전했다.

정 장관은 “(고노 다로가) 방위대신으로 오기 전에 외무대신을 했기 때문에 상황을 잘 알고 있을 것이고,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외교적으로 잘 해결될 수 있도록 방위상도 적극적 힘을 쏟아달라는 부탁 말씀을 드렸다”고 했다.

◆10분 초과해 40분간 회담… 회담장에 긴장감 감돌아

이날 회담은 예정된 30분을 10분 초과해 진행됐다. 지소미아 종료가 5일밖에 남지 않은 시점이라 회담장에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 장관은 회담장에 들어가기 전 기자들에 “(긍정적인 기류는) 없다”고 말하며 의견 격차를 드러냈다. 고노 방위상은 5분 늦게 참석했으며 기자들의 질문에 일절 대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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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17일 방콕에서 열린 한·일 국방장관 회담에서 고노 다로 일본 방위상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양측 장관은 5초 정도 서서 악수를 하고, 회담장에 테이블에 있는 잔에 각자가 물을 따랐다. 정 장관은 모두 발언에서 “(고노 방위상이) 외무대신을 했다가 활약을 하며 우리 언론에 많이 알려져 친근감이 있다”고 치켜세웠고 고노 방위상은 “정 장관과 회담해 기쁘다. 이낙연 총리께서 (일왕 즉위식에) 참석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안보 공조를 이어나가야 한다는 데에도 동의했다. 하지만 지소미아와 관련해선 양측 모두 강경한 입장을 유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日언론 “수출규제 조치 계속할 것”

한편 일부 일본 언론은 일본 정부가 한국 수출규제를 지속할 것이라는 입장을 미국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17일 “한·일외교 당국간협의, 당일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마크에스퍼 미 국방장관간 면담내용을 토대로 지난 15일 일본 정부가 수출규제 문제의 처리 방향을 재차 검토했다"며 "(그 결과)지금까지의 입장을 유지한다는 방침을 결정했다”고 했다. 일본 정부가 기존의 수출규제 조치를 지속할 것이며 이를 미국 측에 알렸다는 내용이다.

일본 정부 고위 관료는 요미우리신문에 “수출규제 문제는 안전보장상의 문제로 한국이 (지소미아와 무관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요미우리는 “지소미아가 안보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한·미·일 안보협력의 상징이기 때문에 한국이 협정의 종료를 결정한 8월 이후 일본뿐 아니라 미국도 협정유지를 한국에 요청했다”고 전했다.

입장 차이가 명확한 만큼 지소미아는 사실상 종료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지소미아가 종료된다면 일본의 경제 보복성 수출규제 조치로 촉발된 한일관계가 한층 경색될 전망이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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