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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지소미아 종료 임박…美 중재에 쏠리는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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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국방장관회담…정경두 "지소미아, 원론적인 얘기"

입장차 재확인…日 "지소미아 유지 입장" 韓 "日 수출규제 탓"

美 적극적 중재 역할 '변수'…소득없이 끝난 한·미·일 국방장관회담

이데일리

제6차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 참석차 태국을 찾은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17일 방콕 아바니 리버사이드 호텔에서 열린 한-일 국방장관 회담에서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방위상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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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의 공식 종료가 닷새 앞으로 다가왔다. 한·일 양국의 입장은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큰 이변이 없는 한 지소미아는 예정대로 23일 0시를 기점으로 종료 수순을 밟게 된다.

한·미·일 외교안보 관계가 첫 시험대에 오른 가운데, 미국이 막판 중재에 나설 지 관심이 집중된다.

◇5개월만에 만난 한·일 국방장관…이견차 확인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17일 태국에서 열리는 제6차 아세안 확대국방장관 회의(ADMM-Plus)에 참석해 고노 다로 일본 방위상과 양자회담을 가졌지만 지소미아에 대한 입장차만 재확인했다.

한·일 양국간 국방장관 회담이 이뤄진 것은 지난 6월 ‘초계기 논란’ 이후 5개월 만이다. 고노 방위상이 취임한 이후로는 첫 번째다.

하지만 정 장관은 회담 종료 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원론적인 수준에서 얘기가 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중요한 것은 국방 분야 얘기보다는 외교적으로 풀어야 할 것이 많으니 외교적으로 잘 풀릴 수 있도록 노력을 해달라고 적극적으로 주문했다“고 덧붙였다.

고노 방위상은 지소미아를 계속해서 유지를 해 나가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전달한 반면, 정 장관은 일본이 안보상의 신뢰 훼손을 문제 삼아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를 했기 때문에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는 점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장관은 특히 ‘일본의 태도 변화를 예상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지금 드릴 수 있는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강제징용 해법 마련 난항

실질적으로 지소미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한·일 갈등의 시발점이 된 강제징용 배상 판결 문제를 풀어야 한다. 우리 정부는 막판까지 일본과의 협의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새로운 대안을 마련하기에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다.

그동안 한·일 양국은 여러 계기로 외교당국간 소통을 진행했지만 대안 마련에 실패했다. 지난15일 김정한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이 다키자키 시게키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을 만났지만 서로의 의견을 교환하는 수준에 그쳤다.

지난 6월 우리 정부가 제안한 ‘1+1’ 방안(한·일 기업이 자발적으로 기금 출연)을 일본이 거부한 이후 공식적으로 진전된 사안이 없다. 특히 이낙연 국무총리가 일왕 즉위식차 일본을 방문하면서 긍정적인 기류가 형성되기도 했지만 구체적인 관계 개선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

최근 문희상 국회의장은 일본을 찾아 기존 ‘1+1’ 방안에 한·일 국민의 자발적인 성금을 더한 ‘1+1+α’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일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회의적이다. 특히 일본 정부의 책임과 사죄가 빠져 있다는 점에서 피해자측에서는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美 중재 가능성 시사…적극 역할 관건

이에 미국의 중재자 역할에 다시 한번 시선이 쏠린다. 그동안 일방적으로 한국의 지소미아 결정 철회를 압박했던 미국이 우리 정부의 강경 입장을 확인하고 전략을 선회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 15일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한·미 안보협의회(SCM) 참석차 한국을 방문,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사안이 원만히 해결될 수 있도록 일본에도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미국의 적극적인 중재 가능성을 시사한 셈이다.

최근 한국과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를 방문한 미 국무부 고위당국자 역시 지난 15일(현지시간)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소미아 종료와 관련해 “우리는 양국의 긴장감을 완화하고 이견을 해소할 창의적인 해법을 찾을 수 있도록 계속 관여하고 촉구해 나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다만 일본의 입장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 정도로 미국이 적극적인 역할에 나설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 관계자는 한·일 갈등에 대한 관여를 언급하면서도 “그들은 이 문제를 직접 해결해야 한다” “한일 양국 사이를 중재하지 않는다”며 기본 원칙은 분명히 했다. 그는 그러면서 “중재하지 않는다는 것이지 관여하지 않겠다는 뜻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전 태국 방콕에서 한·일 국방장관회담이 소득없이 끝난 뒤 한·미·일 국방장관이 한 자리에 모였지만 특별한 성과는 없었다.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한미일은 3자회의에서 3국의 안보협력에 대해 약속하고 북한의 핵 위협에 맞선 동북아의 평화를 주제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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