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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與 임종석·野 김세연, 나란히 불출마 선언…막 오른 '쇄신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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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석 "제도권 정치 떠나 원래 자리로 돌아가겠다"

종로 난항, 장흥行 비판 속 '86 물갈이' 교체론 떠밀려

김세연 "한국당, 존재 자체가 역사 민폐" 작심 비판

보수통합·인적쇄신 난항 배경…黃 "잘 검토하겠다"

이데일리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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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문재인 정부 1기를 책임졌던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비박(非朴)·3선인 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이 나란히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더불어민주당으로서는 ‘86세대 물갈이’와 ‘청와대 발(發) 출마 바람 차단’에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당은 친박(親朴)계를 겨냥한 인적쇄신 요구로 번질 전망이다.

임 전 실장은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는 이제 처음 정치를 시작할 때 마음 먹은대로 제도권 정치를 떠나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려 한다”며 총선 불출마를 밝혔다.

그는 본인의 삶을 ‘환희와 좌절, 도전으로 버무려진 시간’이라고 정의했다. 임 전 실장은 “그중에서도 대선 캠페인부터 비서실장까지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한 2년 남짓한 시간은 제 인생 최고의 기쁨이고 보람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앞으로의 시간은 다시 통일 운동에 매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서는 임 전 실장 출마를 둘러싼 당 안팎의 부정적인 목소리가 불출마를 견인했다고 본다. 앞서 임 전 실장은 청와대에서 나온 뒤 지난 6월 서울 종로 출마를 타진하기 위해 평창동으로 이사했다. 그러나 종로를 지역구로 하고 있는 정세균 민주당 의원이 자리를 내주지 않자 난처한 상태에 빠진 걸로 알려졌다. 일각에서 임 전 실장의 고향인 전남 장흥 출마설도 제기됐으나 ‘비서실장까지 역임한 인물의 안방출마’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만 앞섰다.

특히 최근 최대 70여명이 이르는 청와대 출신 인사들의 총선 출마설에 대한 비판과 86세대 교체론이 당 안팎에서 솟구치자 결국 출마카드를 접은 걸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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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3선 김세연 의원이 17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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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각 한국당에서는 당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소장이자 부산시당위원장인 김세연 의원이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 의원은 “한국당은 이제 수명을 다했다. 이 당으로는 대선 승리는커녕, 총선 승리도 이뤄낼 수 없다”며 “존재 자체가 역사의 민폐다. 깨끗하게 해체해야 한다”고 독설을 날렸다. 특히 그는 “황교안 대표·나경원 원내대표 두 분이 앞장서고 우리도 다 같이 물러나야만 한다”고 지도부 불출마를 압박했다.

김 의원은 한국당의 현 상황을 두고 “한 마디로 (국민에) 버림받은 것이다. 비호감 정도가 변함없이 역대급 1위”라고 통탄하기도 했다. 이어 당내 쇄신을 두고서도 “‘물러나라’고 서로 손가락질은 하는데 막상 그 손가락이 자기를 향하지는 않는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의 불출마 배경에는 한국당을 둘러싸고 있는 모든 위기가 종합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그는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서 “보수통합도 인적쇄신도 계속 지지부진하다”며 “한국당 구성원이 해야 할 일은 우리가 이 무대에서 사라지는 것”이라고 재차 반복했다. 정치권에서는 본격적으로 친박계를 향한 쇄신 요구와 함께 해묵은 친박비박 갈등이 재점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황 대표는 김 의원 발언에 대해 구체적인 답을 피했다. 그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불출마 선언은 변화와 쇄신을 위한 또 하나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잘 검토해서 발전의 디딤돌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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