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4 (토)

[단독] HUG 가격통제에…세운6도 결국 분양 미뤘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세운재정비지구 일대 좁은 골목 모습. 당초 세운6-3-4구역은 지난 9월 주상복합 아파트를 분 양할 예정이었으나 분양가를 낮추라는 HUG 규제로 인해 분양이 지연되고 있다. [매경 DB]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과도한 분양 가격 통제에 서울 도심 세운재정비촉진지구의 분양이 줄줄이 연기되고 있다. 세운3구역이 지난 6월 말 분양하려다 못했고 9월께 분양을 목표로 했던 6구역도 전혀 분양 일정을 못 잡고 오리무중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세운지구가 속한 중구와 종로구의 경우 이달 초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 대상 발표에서 제외됐음에도 여전히 HUG의 분양보증을 통한 과도한 가격 규제 때문에 도심 내 원활한 주택 공급이 이뤄지지 못하는 상황인 것이다. 전문가들은 시장 원리가 작동할 수 있는 합리적 수준의 규제가 이뤄져야 신규 주택 공급과 집값 안정이라는 정책 목표가 달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1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사업시행자인 더유니스타제이차주식회사와 시공사인 대우건설이 중구 인현동2가 151-1 일대 세운6-3-4구역에서 당초 지난 9월 지상 26층 총 614가구 규모 주상복합아파트를 분양할 예정이었으나 HUG의 고강도 분양가 규제로 계획이 보류된 상태다. 양측은 지난 8월 분양 가격 관련 사전 협의를 했으나 의견 차를 좁히지 못했다. 사업자는 3.3㎡당 3500만원을 요구했으나 HUG는 주변 지역 아파트 매매시세를 근거로 2000만원대 중반 가격을 보증 가격으로 제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건설사와 시공사가 내년 상반기 6-3-3구역에서 분양 예정이었던 약 700가구도 현재로선 분양 일정을 잡기 힘든 상황이다. 사업자 측 관계자는 "현재 서울의 평균 분양 가격이 3.3㎡당 2800만~2900만원인데 어떻게 도심 한복판 알짜 땅에서 평균보다도 못한 가격에 분양하라는 것인지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매일경제

앞서 지난 6월에도 사업시행자인 더센터시티주식회사와 시공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이 중구 입정동 세운3-1, 4, 5구역에 최고 27층 998가구(일반분양 899가구) 규모 주상복합아파트를 분양하려고 했으나 HUG와의 분양가 조율에 난항을 겪으면서 분양이 5개월째 보류된 상황이다. 당시 시행사는 3.3㎡당 3500만원의 분양가를 책정했으나, HUG는 이보다 500만원가량 낮은 3.3㎡당 약 2700만원을 보증 가격으로 제시한 바 있다.

HUG는 내부 지침인 '고분양가 사업장 심사 기준'을 통해 분양 예정 사업지 인근에서 최근 1년 이내 분양단지가 있는 경우 직전 분양가의 100% 이내, 최근 분양단지가 없는 경우 가까운 시점의 준공 사업장 기준 평균 매매가격 이내로 분양 보증 가격을 제한하고 있다. 세운지구의 경우 비교 대상이 되는 반경 1㎞ 이내에는 가장 최근 입주한 아파트(남산센트럴자이·2009년 12월 준공)가 이미 10년 가까이 지났다. 사실상 10년 지난 아파트 가격에 맞춰 새 아파트를 분양해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 원장은 "최근 분양 사례도 없는데 분양가 낮추기에 집착해 현실과 맞지 않는 기준을 적용하도록 강요하는 것은 오류"라면서 "결과적으로 수요가 많은 도심 핵심 지역의 신규 주택 공급을 줄여 가격을 왜곡시키고 시장 질서 혼란을 초래해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최재원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