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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통일운동 주력”…현실정치 한계 ‘고민’ 관측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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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과 종로 출마 갈등, 다른 지역구 차출도 거론

입각 가능성 스스로 닫아

향후 ‘차기 대선 직행설’도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17일 정계 은퇴를 시사하면서 구체적인 결단 배경과 관련해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측근과 지인들의 반응을 종합하면 남북관계에 대한 회한이 작용했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임 전 실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한반도 평화와 남북의 공동번영”을 꿈이자 소명이라고 밝혔다.

비서실장 퇴임 당시 개각에서도 통일부 장관 입각설이 나왔을 정도로 남북관계에 대한 애착이 강한 편이다. 문재인 정부 ‘남북 평화 프로세스’의 핵심 인물로 평가받던 임 전 실장 입장에선 현재 냉랭해진 남북관계가 안타까울 수 밖에 없다.

임 전 실장이 최근까지 서울 종로 출마 의지를 다져왔던 점을 미뤄 임 전 실장의 결단엔 정치 원로인 정세균 전 국회의장과 서울 종로 출마를 놓고 갈등을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관측도 있다.

한 재선 의원은 “정 전 의장의 출마 의지가 강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3선 의원 출신인 데다 문재인 정부 초대 대통령비서실장까지 한 ‘거물급’ 인사가 지역구 문제에 연연하는 모습 자체가 ‘86그룹’에 대한 비판으로 해석되는 것을 고민했다고 한다.

최근 당내에선 임 전 실장 고향인 전남 장흥 출마를 가정해 여론조사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지인은 “원래 지역구였던 중구성동을 출마설도 있었지만 종로 출마가 여의치 않으면 불출마할 수도 있다”고 임 전 실장이 말했다고 전했다.

개각을 앞두고 입각 대상으로 꼽는 시각도 있었지만 아예 “제도권 정치를 떠나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려 한다”고 한 만큼 이 역시 가능성을 닫은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선 최근 불거진 당·청 출마자 교통정리 문제와 관련해 물꼬를 트기 위한 행보로 보는 시각도 있다. 양정철 민주연구원장 등이 청와대 출신들의 총선 출마 러시를 두고 “대통령 덕 볼 생각 말라”고 직격한 데 대한 선제적 대응이라는 분석이다. 총선에 연연하기보다 차기 서울시장, 대선 출마 등 장기적 경로를 선택하는 편이 차라리 낫다고 여길 법하다.

한 초선 의원은 “정계를 은퇴했다기보다는 현실정치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보는 게 맞다”며 정치 행보 가능성을 열어뒀다.

당분간 임 전 실장은 민간 통일운동에 주력하겠다고 했다.

신동호 청와대 연설비서관, 김종천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 등 한양대 학생 운동권 출신 선후배들과 함께 일했던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에서 활동할 예정이다.

임 전 실장은 34세 때인 2000년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노무현 전 대통령 선거캠프를 거쳐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냈다. 2017년 대선에선 문재인 민주당 대선후보의 비서실장으로 활동했다. 이후 1년9개월 동안 초대 대통령비서실장을 한 뒤 올해 1월 사임했다.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3기 의장을 맡아 ‘임수경 방북 사건’을 주도해 86그룹의 리더 격으로 불린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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