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온 유지, 면역력 강화에 효과적
스트레스 극복, 정서 안정에 도움
꽃·잎은 3분, 열매·씨는 5분 우려야"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향긋한 향과 매력적인 풍미가 어우러진 차를 마시는 사람이 늘고 있다. 차는 차나무에서 채취한 잎으로만 만들지 않는다.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양생기능의학부 이상재(예방한의학 전공) 교수는 “중국·일본과 달리 우리나라는 말린 식물의 꽃잎이나열매·뿌리·껍질 등을 물에 우려내 차로 마신다”고 말했다.도라지·생강·황기·귤피(귤껍질)·국화 등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있으면서 몸에 좋은 재료가 차의 원료다. 카페인을 포함하고 있어 마실수록 이뇨 작용이 심해지는 잎차와달리 곁에 두고 즐기기 좋다.
은은한 향기와 깔끔한 맛
약차는 탕약과 닮은 듯 다르다. 오랜시간 열을 가해 찌면서 약성을 극대화한 탕약과 달리 가볍게 우려내 색이 은은하고 맛은 깔끔하다. 고유의유효 성분이 물에 녹아 자연스럽게마실 수 있다. 꾸준히 마시면 기혈 순환을 도와 신체 면역 반응을 높여줘 몸도 마음도건강해진다. 요즘처럼 하루가다 르 게기온이 떨어질 때는 따뜻한 차만 한것이 없다.
약차가 지닌 건강 효능은 다양하다.첫째, 온열 효과로 체온 유지에 도움을 준다. 추울 때 김이 모락모락 나는차를 한 모금 마시면 온몸에 따뜻한온기가 돌면서 체온을 높여준다. 열로혈관이 확장돼 혈액순환이 개선된다.이는 신체 면역력과 직결된다. 체온은신진대사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몸을따뜻해야 기혈 순환이 원활하고 세포활동이 촉진돼 각 장기가 제 기능을발휘한다. 한의학에서 기(氣), 특히 온기를 중시하는 이유다.
만일 추위로 체온이 조금씩 떨어지면 감기 등 질병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진다. 혈관이 딱딱하게 경직되면서 신체 말단까지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해 혈압이 올라간다. 전신 혈액순환이 나빠져 손발이 차다. 영양분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해 체내 에너지도부족해진다. 체온이 1도 낮아지면 신진대사 효율은 약12% 떨어진다는 연구도 있다.
둘째,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힘을키워준다. 물을 끓이고 찻물이 우러나길 조용히 바라보면서 자신에게 집중한다. 느긋하게 기다리면서 마음이 평온해진다. 긴장·흥분한 감정을차분하게 가라앉히고 여유를 느낄수 있다. 이런 긍정적인 경험을 반복하면 뇌의 행복·긍정 신호망이 두터워져 스트레스에 견디는 힘이 강해진다. 그만큼 정서적으로도 안정된다.
노인전문요양보호 시설에 거주하는노인 20명을 대상으로 규칙적으로 대추·감초·소맥(밀) 등을 활용한 차를매일 3회씩 한 달 동안 음용하도록 했더니 심리 상태가 안정됐다는 보고도있다.셋째, 감기 증상을 완화하는데 좋다. 차고 건조한 공기는코·목·폐 등 호흡기를 자극한다. 차에서 피어오르는증기가 코를 데워주면서 직접적인 찬공기 노출을 줄여준다. 또 감기로 땀을 많이 흘려 부족한 체내 수분도 효과적으로 보충해 준다. 생강·도라지·귤·유자처럼 호흡기에 좋은 다양한식품을 효과적으로 섭취할 수 있다. 원료에 따라 영양 성분이 찬 공기에 덧난 목 기관지 염증까지 완화해준다. 경희대 한방병원 폐장호흡내과 이범준 교수는 “알싸한 맛을 내는 생강에 들어 있는 진저롤 성분은 목 기관지나 위·장 등에 퍼진 전신 염증을가라앉혀 기침을 완화하는 역할을한다”고 말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생강은 체내 염증 개선 도와
연구도 있다. 미국 미시간대 메디컬센터 수재너 지크 박사 연구팀은 대장의 만성 염증을 호소하는 성인 30명을 대상으로 생강의 염증 개선 효과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이들을 두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만 빻은 생강추출물을 매일 2g씩 4주 동안 먹도록했다. 그 결과 대장의 염증 지표가 평균 28% 줄었다. 대조군에는 아무런변화가 없었다.
요즘이 제철인 귤·유자도 천연 감기약이다. 잘 말린 귤껍질이나 유자청을끓는 물에 넣고 우려 마신다. 울퉁불퉁하면서도 탐스러운 노란빛을 띤 귤·유자에는 비타민C가 풍부하다. 또 귤껍질에는 혈관을 튼튼하게 하는 히스페리딘 성분이, 유자 껍질·과육에는몸의 염증을 완화하고 기침을 진정시켜 주는 리모넨 성분이 가득하다. 특유의 은은한 향은 덤이다. 쌉싸름한맛을 내는 도라지에는 플라티코딘D성분이 풍부하다. 차로 마시면 폐 염증을 가라앉히고 가래를 묽게 해 감기를 수월하게 보내도록 돕는다.
차를 만드는 데 특별한 법칙은 없다. 각자 취향대로 좋아하는 재료로입맛에 맞춰 만들면 된다. 다만 재료를 어떤 비율에 따라 섞느냐에 따라맛과 향·효능이 달라질 수 있어 주의한다. 같은 커피콩을 어떻게 로스팅하느냐에 따라 그 맛이 다른 것과 같다. 이때 중요한 것이 농도다. 차는 사용하는 재료의 양, 물 온도, 우려내는시간 등에 따라 맛·향이 다르다.
차는 일반적으로 따뜻한 물에 우려 마신다. 찬물을 사용하면 건강에유효한 성분이 덜 추출된다. 잔에 티백을 담그고 마시는 것도 금물이다.처음엔 밍밍하고 점점 유효 성분이물에 녹으면서 농도가 빠르게 짙어진다. 결국 맛이 쓰고 떫어진다. 처음부터 끝까지 최상의 맛·향으로 차를음미하기 어렵다. 티백은 3분 이내,꽃·잎 등 얇은 재료는 3분, 열매·씨 등단단한 재료는 5분 정도 우리면 적당하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