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준비가 됐을 때 협상이 재개될 것”

드하트 대표, 협상 결렬 뒤 ‘언론간담회’서 성명 읽고 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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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전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 3차 회의가 파행 끝에 종료된 뒤, 제임스 드하트 미국 방위비분담금 협상 대표는 “한국의 제안이 우리 요청에 부응하지 못했다”며 협상 결렬을 한국 탓으로 돌리고, “한국이 준비가 됐을 때 협상이 재개될 것”이라고 압박했다.

이날 협상 결렬 뒤 서울 미국대사관 공보과에서 한 ‘언론 브리핑’에서 드하트 대표는 “불행히도, 한국팀이 내놓은 제안은 공정하고 공평한 부담 요청에 부응하지 않았다”며 “그 결과, 우리는 한국 쪽에 재고할 시간을 주기 위해 오늘 우리의 협상 참여를 단축시켰다”는 내용의 성명을 읽었다. 그는 이어 “우리의 위대한 동맹의 정신 안에서 상호 수용할 수 있는 합의를 양쪽이 진전시킬 수 있도록 할 새로운 제안들을 기대한다”며 “한국 쪽이 상호 신뢰의 기초 위에서 작업을 할 수 있는 준비가 되었을 때 협상을 다시 시작하기를 고대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2분간 읽은 뒤 곧바로 퇴장했다.

이날 성명 내용은 협상 결렬의 책임을 한국의 탓으로 돌리고, 한국이 미국의 요구에 부응하는 새로운 제안을 내놓아야만 협상을 재개할 것이라는 압박성 내용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에 요구하는 약 50억달러(6조원)의 무리한 방위비분담금 인상 요구가 합의를 어렵게 하고 있는 상황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다만 드하트 대표는 “우리는 상호 받아들일 수 있는 합의를 향해 움직이기 위해 우리의 입장을 조정할 준비도 돼 있었다”고 말해, 미국의 요구가 합의를 어렵게 하는 걸림돌임은 인식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이날 ‘언론 간담회’는 미국대사관 쪽에서 일부 기자를 불러 일방적으로 성명을 읽는 형태로 진행됐으며, 질문도 받지 않았다.

19일 오전 10시 시작된 열리던 11차 한미 방위비분담협상 3차 회의는 예정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파행 끝에 미국 쪽 요구로 결렬됐다. 미국의 무리한 분담금 대폭 인상 요구를 둘러싼 한-미의 입장 차가 너무 큰 상황이 결렬의 이유다. 한미가 분담금협상 회의를 하다가 중도에 중단한 것은 이례적이다. 양국의 입장 차가 워낙 큰 상황이라, 연내 타결도 쉽지 않아 보인다. 10차 협정의 유효기간은 올해 말까지로, 원칙적으로는 연내 협상이 마무리되지 못하면 협정 공백 상태를 맞게 된다.

정은보 한국측 협상 수석대표는 이날 오후 2시30분 외교부에서 우리 정부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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