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서울에서 열린 내년도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3차 회의가 1시간30분 만에 파행으로 끝난 뒤 제임스 드하트 미국 측 협상대표(왼쪽 사진)가 주미대사관 별관에서 협상 결렬을 발표한 뒤 브리핑장을 떠나고 있다. 정은보 한국 측 협상대표는 외교부 청사에서 정부 방침을 설명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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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10차에 걸쳐 28년간 이어져온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협상 과정에서 미국이 일방적으로 협상을 중단하고 사실상 결렬을 선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측 협상 대표인 제임스 드하트 미 국무부 선임보좌관은 19일 서울에서 열린 11차 SMA 협상 제3차 회의 종료 후 주한 미국대사관 별관에서 발표한 성명을 통해 "우리는 귀담아들을 준비를 하고 열린 마음으로 서울에 왔다"면서 "상호 수용 가능한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우리 입장을 조정할 준비도 돼 있었다"고 말했다. 협상 파행의 책임을 한국 측에 돌린 것이지만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진행될 예정이었던 일정을 약 1시간20분 만에 끝낸 것은 미국 측의 일방적 결정이었다. 이에 대해 드하트 대표는 "한국 측에 재고할 시간을 주기 위해 오늘 회담에 참여하는 시간을 단축했다"고 밝혔다. 드하트 대표는 '재고할 시간'이 어느 정도의 시간을 의미하는지에 대해서는 따로 부연하지 않았다.
반면 한국 측은 미국이 SMA 틀을 벗어난 무리한 요구를 해왔기 때문에 대화가 무산됐다는 입장이다. 우리 측 정은보 협상 대표는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미국 측이 새로운 항목 신설을 통한 대폭 증액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한미가 이견을 보인 부분이 미국이 대폭 증액을 요구하는 총액인지, 새로운 항목 신설 부분인지에 대해서도 "총액과 항목은 서로 긴밀히 연계돼 있다. 그렇기에 항목과 총액 모두를 포함한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양측은 예상치 못한 결렬에 다음 회의 일정도 잡지 못한 모양새다. 정 대표는 "한미 간에 실무적으로는 다음 일정을 잡아놓고 있지만 오늘 예정대로 진행되지 않은 사항이 발생해 추가적으로 필요한 대응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차기 회의가 정해진 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양측 대표단이 밝힌 '협상 연내 타결' 목표는 극히 불투명해졌다.
정경두 국방장관을 비롯한 한국 국방부와 방위비 협상 대표단은 기존 SMA 체제하에서의 공정한 분담금 협상을 강조해왔다. 한국에 거주하는 미군, 미군기지와 관련된 비용에서 협상이 벗어나선 안된다는 것이다.
다만 미국 측은 18일과 19일 이틀간의 협상에서 '주한미군 철수'를 압박 카드로 쓰진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박만원 기자 /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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