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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가 약탈한 아프리카 문화재 150년만에 영구반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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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
열강 저항 지도자 유품…세네갈 정부에 반환
아프리카 국가, 반환 요구…獨·英 등도 호응]

머니투데이

지난 17일 세네갈을 방문한 에두아르 필리프 프랑스 총리(왼쪽)가 마키 살 세네갈 대통령에게 식민지 시절 약탈한 문화재를 돌려주고 있다.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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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아프리카 대륙 최서단에는 푸타 투로(Futa Tooro)라는 왕국이 자리했다. 현재 세네갈의 위치다. 푸타 투로는 곧 열강인 프랑스의 침략을 받아 식민지로 전락하는데, 당시 이슬람 지도자이자 정치가였던 '오마르 사이두 탈(Omar Saidou Tall)'이 주민을 이끌고 저항운동을 벌였다.

그러나 프랑스군에 포위된 사이두 탈은 일정 지역을 할당받는 조건으로 평화협정에 서명하는데, 몇 년 뒤 화약 폭발사고로 목숨을 잃게 된다. 그의 사망 이후 프랑스군은 그가 쓰던 칼과 책 등의 유품을 약탈해 본국으로 보냈고, 이후 프랑스의 한 박물관이 소장하게 된다.

조국을 침탈한 열강에 맞서 싸운 아프리카 지도자의 유품이 150년이 넘는 긴 세월을 침탈자의 손에서 보낸 것이다. 미 CNN방송에 따르면 식민지 시기 부당한 방법으로 프랑스로 넘어온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문화재는 최소 9만 점이 넘는다. 프랑스 파리에 있는 께 브랑리 박물관 한 곳에만 아프리카 문화재 7만 점이 보관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정부는 아프리카 국가의 계속되는 문화재 반환요청에도 꿈쩍하지 않았다. '약탈'이 아니라 '수집'된 문화재라는 이유였다. 그러다 2017년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내부 반발에도 약탈 문화재 반환에 속도를 낸다. 프랑스가 보관 중이 아프리카 유물 가운데 상대국의 동의 없이 불법적으로 들여온 것은 전부 영구 반환하도록 하는 관련법 개정을 추진한 것.

특히 아프리카 국가가 반환을 요구해온 상징적인 문화재를 우선 반환해 프랑스의 진정성을 보여주도록 했다. 이 덕분에 오마르 사이두 탈의 칼도 고향인 세네갈로 돌아올 수 있었다. 에두아르 필리프 프랑스 총리는 지난 17일 세네갈을 방문해 마키 살 세네갈 대통령에게 사이두 탈의 칼을 전달했다. 약탈 문화재 반환을 첫걸음을 뗀 것이다.

마크롱 정부의 문화재 반환 정책은 다른 유럽 국가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유럽 내 다른 나라에도 아프리카에서 약탈한 문화재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프리카 국가의 문화재 반환 요구가 거세지면서 지난 5월 독일 정부가 15세기 나미비아에서 가져온 '스톤 크로스'를 돌려주기로 했고, 영국 런던의 대영박물관도 13세기 베닌 왕국의 청동 유물인 '베닌 브론즈'를 나이지리아 정부에 반환하기로 했다.

유희석 기자 heesu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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