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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중국의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제재하면서 일본이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
22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량화 화웨이 이사회 의장은 전날인 21일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일본기업으로부터 조달 받은 부품의 규모가 전년대비 50% 증가한 1조1000억엔(11조9200억원)을 넘길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는 세계 최대 규모다. 지난해 1조2000억엔 어치의 부품을 판매한 미국이 화웨이 제재에 나서면서 수출을 줄여 결국 올해는 일본에 1위 자리를 내줄 전망이다. 화웨이의 일본산 부품 수입은 지난해에도 7210억엔을 기록하며 2015년대비 2배 가까이 오르는 등 상승세였다.
화웨이는 2005년에 일본법인을 설립해 주력인 스마트폰과 통신기기용 부품을 조달해왔다. 소니, 교세라, 무라타 제작소 등 전자부품 및 소재업체들이 주요 거래기업이다.
량화 의장은 "일본기업은 소재 등 여러 분야에서 강하다"면서 "내년에는 일본산 부품 조달 규모가 올해보다 더 증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자사 스마트폰 사업이 성장하면서 소니 등으로부터 스마트폰 카메라용 이미지 센서를 추가로 조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화웨이의 올해 1~ 3분기 매출은 중국 내 스마트폰 판매가 크게 오르며 전년대비 24% 증가했다. 그러나 5월부터 미국의 제재가 시작되면서 해외 스마트폰 매출이 크게 줄었고, 이에 일본·유럽 등에서 활로를 뚫으려 하고 있다. 특히 일본에서는 매년 거래처를 모아 회의를 여는 등 공을 들이고 있다.
앞서 미 상무부는 5월부터 화웨이에 안보 위협을 이유로 제재를 부과하며 사실상 미국산 제품의 수출을 금지했다. 예외적으로 인텔과 마이크론 등 일부 반도체 기업과의 거래는 허용했지만 소프트웨어 및 부품의 수출은 제한하고 있다.
미국산 소프트웨어 및 부품이 25% 이상 포함된 제품을 화웨이에 판매하는 해외기업도 제재 대상인데, 일본 기업들은 이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거래를 계속하고 있다. 이에 따라 화웨이가 일본 의존도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기업들의 피해가 커지면서 미 상무부도 화웨이에 대한 수출 제재를 조금씩 해제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미 당국자를 인용해 상무부가 300개 품목에 대한 (화웨이 판매) 허가 신청서를 받았으며, 그 중 절반을 점검했다고 전했다. 검토한 품목의 절반이자 전체의 4분의 1에 대해 수출 허가가 내려졌으며,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이날 자사 소프트웨어의 화웨이 판매를 허가 받았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량화 의장은 이에 대해 "미국산 부품 공급이 없어도 주요 제품 생산을 계속할 수 있지만 허가가 나온다면 기꺼이 협력관계를 이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결정에 대해 미 의회가 반발하면서 향후 제재가 다시 강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문은 "(화웨이가) 일본 등에서 공급업체와 협력을 강화하고, 협력사 만들기에 힘쓰는 것은 장래에 대한 위기감 때문"이라면서 "미국과의 지구전을 각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한결 기자 han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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