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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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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대북대표, “한미동맹 리뉴얼”…험난한 방위비 협상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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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당 원내대표, 미 의회·정부에 방위비 증액 우려 전달

원내대표들 “근거없는 5배 요구 무리하고 비합리적”

미 행정부 인사들 “1950년대와 2019년 한국 달라”


한겨레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21일(현지시각)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해 “한-미 동맹의 갱신(renewal)”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힘든 협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여야 3당 원내대표들이 전했다.

미국의 방위비 대폭 증액 요구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려 전날 워싱턴을 방문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나경원 자유한국당,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무부 청사에서 비건 대표를 만났다.

나 원내대표는 면담 뒤 기자들에게 “비건 대표가 ‘1950년 이후 한-미 동맹의 리뉴얼(갱신)’이라는 표현을 썼다”며 “결국 방위비 증액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읽힌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미국의 전략이 한-미 동맹 뿐 아니라 전세계 동맹들에 대해 새로운 틀을 짜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좀더 높은 수준의 역할과 분담을 요구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였다”고 덧붙였다.

비건 대표는 면담에서 “갱신”, “원기회복(rejuvenation)”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고 한다. 그는 방위비 협상에 대해 “과거의 협상과는 다른 어렵고 힘든 협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오 원내대표가 전했다.

아툴 케샵 국무부 동아태 수석 부차관보도 원내대표들을 만나 1950년대와 2019년의 한국은 다르다며 방위비 분담금 증액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에는 미국에 없는 고속철도와 의료보험이 있지만 미국에는 없다. 다른 나라는 성장하고 발전하고 자국민을 위한 일을 하는 동안 미국은 국민이 세금을 내서 기여했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미 행정부 고위 인사들의 이같은 발언은, 한국과 일본을 “부자 나라”라고 표현하며 방위비 분담 대폭 인상을 압박해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인식과 일치한다. 미 행정부가 단단한 공감대 속에 방위비 분담금 증액 행동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오 원내대표는 “미국이 한-미 방위비 협상 과정에서 한-미 동맹 뿐 아니라 전세계적인 전략에 대한 새 인식을 공유하기를 바라는 것 같다”며 “‘힘든 협상이 될 것’이라는 말은 연내 협상 타결은 어렵다는 것을 함축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한겨레

3당 원내대표들은 미 행정부와 의회 인사들에게, 미국이 충분한 논거도 없이 현재의 5배 수준의 분담금을 요구하는 것은 한-미 동맹을 위험하게 하는 무리한 처사라는 뜻을 전달했다. 이 원내대표는 “분담금 협정에 없는 전략자산 전개 비용이나 역외 작전 비용까지 요구하는 것은 주한미군 주둔군지위협정(SOFA·소파)나 분담금 협정의 틀을 바꾸는 일방적이고 합리적이지 않은 무리한 요구라는 공통의 인식을 전했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방위비 협상 과정에서 주한미군 철수까지 거론되는 것은 심히 유감스럽다는 뜻을 미 관계자들에게 전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과도한 분담금 인상 요구는 한국 내 반미감정을 건드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전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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