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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나라' 결산]②"난 밥이 곧 나라다"…대본 맛집의 명대사 릴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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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 통해 캐릭터 다면성 묘사

2019년에도 강렬한 울림 전해

이데일리

(사진=‘나의나라’ 방송화면 캡쳐)


[이데일리 김보영 기자] “서면 그저 땅일 뿐이나 걸으면 길이 된다.”(‘나의 나라’ 이성계의 대사 中)

“의견이 다르면 설득해라. 설득이 안 되면 부탁을 해야 하는 거다. 생떼가 아니라”(‘나의 나라’ 박치도의 대사 中)

지난 23일 종영한 JTBC 금토드라마 ‘나의 나라’(극본 채승대·윤희정, 연출 김진원)는 위화도 회군과 조선 건국 전후 굵직한 역사의 변곡점을 민초들의 삶과 시선에서 조명한 역사극이다. 서휘(양세종 분)와 이방원(장혁 분), 이성계(김영철 분) 등 극의 갈등을 이끈 주요 인물들은 물론 극을 뒷받침하는 조연 캐릭터들까지 강렬한 존재감을 뽐내 많은 사랑을 받았다. 채승대 작가가 그려낸 탄탄한 서사와 매회를 장식하는 인물들의 ‘명대사’가 이 드라마에서 빠질 수 없던 시청포인트로 꼽힌다. 시청자들이 웃고 울고 공감한 드라마 속 인물들의 명대사들을 정리해봤다.

◇“밥이 곧 나라”…민초들의 슬픈 현실 대변

양세종이 연기한 극중 서휘는 고려 말 조선 초 혼돈의 시기 슬픈 운명에 휩싸여 고난과 역경을 겪는 인물이다. 역사의 변곡점 속 나라의 대의에 짓밟힌 민초들의 서글픈 현실을 강렬한 울림을 선사하는 대사로 몰입도 있게 표현했다.

“난 밥이 나라다. 쌀이 뒷간에서 나면 뒷간이 내 나라야.”

1회에서 뒤집힌 나라의 중심에 서서 타고난 팔자를 바꿔보겠다는 남선호(우도환 분)에게 서휘가 일침을 가하는 이 장면은 이 드라마의 베스트 명대사 중 하나로 꼽힌다.

서휘가 7회에서 남전(안내상 분)에 대한 복수를 위해 이방원을 자신의 계략에 끌어들이며 건넨 말도 화제가 됐다. 서휘는 “대군의 나라, 버려진 자들의 나라, 같이 보고 싶었소”라고 호소했다. 또 대의를 위해 무참히 요동정벌에서 버려졌던 휘가 “저는 이미 요동에서 죽었습니다. 무덤, 더는 필요없습니다”라며 “제 칼에서 튄 피가 대군을 왕으로 만들 것”이라고 방원을 설득하는 모습도 울림을 줬다.

◇대사로 드러난 이성계의 양면성

조선 건국을 이룩한 태조 이성계의 캐릭터는 대사 한 마디 한 마디로 현명함과 잔혹함의 양면성을 지닌 정치가의 모습으로 완성됐다. 무과 응시를 거절당한 휘의 신원을 직접 보증해주며 “서면 그저 땅일 뿐이나 걸으면 길이 된다. 길을 내 보아라”라고 격려해주는 모습에서는 고려의 모순과 문제를 직시한 현명한 정치인의 모습을 띤다. 그러나 심복인 남전이 아들 남선호의 무과 장원급제를 위해 수를 썼다는 투서가 들어오자 남전과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지키고자 시험관을 죽일 것을 명한다. “입은 닫아 막는 것이 아니라 죽여 막는 것이다”란 대사 한 마디로 냉혹한 야심가의 모습을 보여줬다.

이데일리

(사진=‘나의 나라’ 방송화면)


◇“앎이 금이요”…女캐릭터들의 주체성

한희재(김설현 분)와 행수 서설(장영남 분), 신덕왕후 강씨(박예진 분)로 대표되는 ‘나의 나라’의 여성 캐릭터들은 기존 사극 속 여성들과 달리 적극적으로 힘을 갈구하고 야망을 드러낸다. 피를 내고 칼을 휘두르지는 않지만 자신들만의 통찰력과 정보력으로 쌓은 새로운 ‘힘’을 보여줬다. 극 안에서 주체적으로 움직이며 갈등과 대립을 그려나가는 이들 캐릭터의 카리스마 역시 대사 한마디로 더욱 빛났다.

기방 이화루를 지킨 행수 서설의 대사가 대표적이다. 이화루는 평범한 기방이 아닌 정보가 흘러들어오는 핵심적인 장소다. 정보가 곧 돈이자 권력임을 일찍이 깨우친 행수는 말이 새지 않는 해검당과 수를 내다보는 통을 돌려 이화루를 권력의 중심지로 만들어냈다. “앎이 금이고 금이 곧 권력이다”란 명대사가 존재감을 더욱 빛냈다.

◇“설득이 안되면 부탁을”…현실에 울림

명석한 두뇌와 의리로 서휘를 든든하게 지켜주는 전략가 박치도(지승현 분)의 대사도 많은 시청자들의 가슴을 울렸다. 특히 전쟁터에서 황성록(김동원 분)이 휘두른 칼에 선호가 대신 쓰러지고, 서휘가 문복(인교진 분)에게 선호를 살려달라 소리치자 박치도가 서휘에게 “너에겐 벗이지만 우리들에겐 척살대일 뿐이다. 의견이 다르면 설득해라. 설득이 안되면 부탁을 해야 하는 거다. 생떼가 아니라”고 건넨 묵직한 조언은 현대를 살아가는 시청자들에게도 깊은 공감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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