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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이슈 드론으로 바라보는 세상

[미래기술25]②사람없는 곳 접근하는 매력..드론 ‘무한대’ 활용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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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웅거리는 소리'라는 어원에서 비롯

'무인항공기'의미로 넓게 쓰여..다양한 활용도

제조보다 서비스 산업커져..배송 농업 모빌리티 등

이데일리

작년 2월 강원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드론으로 구현된 마스코트 수호랑의 모습. (사진=유투브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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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임현영 기자] 작년 평창 동계 올림픽하면 떠오르는 장면이 있습니다. 바로 평창의 밤하늘을 수놓은 드론쇼입니다. 총 1218개의 드론이 올림픽 오륜기·마스코트 수호랑 등을 구현하며 관객들의 탄성을 자아냈습니다. 사용된 드론은 LED조명을 장착한 인텔의 ‘슈팅스타’ 모델로, 당시 드론쇼는 역대 무인항공기 동시 비행부문 최다기록으로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죠.

이처럼 드론은 어느덧 우리 생활에 깊숙이 들어왔습니다. 취미용부터 산업·농업·군사·소방 등 사회 각 분야에서 사용되며 4차산업혁명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평창에서 펼쳐진 드론쇼는 그동안 발전한 드론기술을 한 눈에 느낄 수 있는 상징적인 장면이었던 셈입니다.

◇ “사람 타지않는 비행체”..용도에 따라 나뉘어

우선 개념에 대해 하나씩 살펴볼까요. 일반적으로 드론은 ‘무인항공기(Unmanned Aerial Vehicl3)’를 뜻합니다. 사람이 기체에 타지 않고 무선 전파로 조종되는 비행체를 의미합니다. 사람이 타지 않는다는 점에서 일반 비행기와는 다른 개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용도에 따라 표적드론·정찰드론·감시드론·다목적드론 등으로 구분하기도 합니다. 또는 프로펠러 개수에 따라 드론을 구분하기도 합니다. 바이콥터(2개), 쿼드콥터(4개), 헥사콥터(6개), 옥토콥터(8개) 등으로 나뉘죠.

무인항공기에 드론이란 이름이 붙게된 설에는 몇가지가 전해집니다. 첫번째로는 수벌이 웅웅거리는 소리와 매우 유사하다고 하여 이를 뜻하는 ‘드론(drone)’이 되었다는 설입니다. 두번째로는 1930년대 영국에서 개발한 군사용 비행체에 ‘여왕벌(Queen Bee)’로 명명하려 했으나, 여왕을 모시는 국가에서 다소 부담스런 이름이라는 지적이 나와 ‘수벌(Drone Bee)’로 부르게됐다는 설입니다.

드론이 처음으로 쓰인 곳은 전쟁터였습니다. 최신 과학기술이 대부분 그러하듯 군사용으로 먼저 개발되기 시작했습니다. 초기에는 카메라를 장착해 정찰임무를 많이 수행했다고 전해집니다. 지금은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공격용으로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 중국·미국이 선도..DJI, 전세계 70% 장악

전세계 드론시장을 선도하는 국가는 중국과 미국입니다. 중국은 민간 드론에, 미국은 군사용 드론에 압도적인 기술을 자랑합니다. 아쉽지만 한국은 이들 기술력의 70% 미만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 선전에 본사를 둔 DJI는 세계 드론 시장의 70%를 장악했습니다. 뛰어난 가성비를 무기로 지난 2006년 창업 후 초고속으로 성장해 왔습니다.취미용 드론뿐만 아니라 농업·산업용 드론, 드론 핵심 부품인 FC(비행제어장치) 등에서도 최고 기술력을 뽐내고 있죠. 이미 작년 DJI의 매출은 3조원, 기업가치는 10조원을 넘어설 정도로 고속성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군사용 드론 분야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양분하고 있습니다. 이미 보잉·제너널 아토믹스·록히드 마틴 등 미국 군수 기업들이 군사용 드론의 전통적인 강자입니다. 군사 강국인 이스라엘 역시 세계 최대 군수용 드론 수출국입니다. 최근에는 중국 기업들 상업용 드론에 이어 군수용 드론까지 적극 공략하는 등 맹추격에 나서고 있습니다.

◇ 부가가치↑..제조보다 서비스 산업 뜬다

드론은 최근 산업용으로 훨씬 더 각광받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사람이 가기 어려운 곳을 손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양한 비즈니스 도구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글로벌 리서치 업체인 ‘스태티스타’는 작년 전세계 상업용 드론시장 규모가 11억 달러 수준에서 내년 24억 달러로 두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오는 2025년에는 126억 달러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드론을 활용하는 서비스 산업도 커지고 있습니다. 제조를 넘어 기존에 없던 서비스로 제공하는 방식으로 부가 가치를 창출하는 것입니다. 드론 활용 서비스 시장은 제조 시장의 8~11배에 이를 전망입니다.

이미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가장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서비스는 바로 ‘배송’입니다. 세계 최대 물류회사인 DHL은 2013년 12월부터 독일에서 의약품 배달에 드론을 적용했으며 도미노피자는 지난 2016년 뉴질랜드에서 드론으로 피자를 배달했습니다.

사람을 살리는 배송 서비스도 있습니다. 미국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짚라인(zipline)’은 드론으로 의약품과 혈액을 배송합니다. 최근에는 아프리카 르완다·탄자니아 등 교통 인프라가 부족한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수혈용 혈액을 수송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1만2000개가 넘는 혈액팩을 꾸준히 공급하며 응급상황에 처한 환자를 구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미디어에서도 활용도가 높습니다. TV만 틀면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인기리에 방영 중인 tvN ‘삼시세끼-산촌편’만 봐도 출연진이 음식을 만드는 장면 사이마다 하늘에서 바라본 강원도의 아름다운 산자락이 삽입되어 전에 없는 힐링을 선사합니다. 모두 드론으로 촬영한 장면들입니다.

농업용 드론도 광범위한 활용도를 자랑합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주니퍼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016년 전세계에 팔린 상업용 드론의 46%가 ‘농업용’이라는 통계를 내놨을 정도입니다. 병충해 방지용 농약 살포를 포함해 작물 모니터링, 농경지 측량 등에 쓰이고 있습니다.

건설업도 드론을 환영하는 분야입니다. 사람이 접근하기 힘든 높이에서 작업하는 만큼 드론 촬영이 많은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드론으로 수집한 데이터로 작업량을 산출해 시공계획을 만드는가 하면, 건물 주위에서 촬영한 사진으로 안전 점검도 가능합니다.

뿐만 아니라 미래 이동수단으로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플라잉 카’ ‘에어택시’로 불리는 영역입니다. 플라잉 카는 기존 이동수단과 달리 적은 소음으로 교통정체 없이 직선거리 이동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경제·사회적 효과가 엄청날 것으로 예측됩니다. 물론 상용화까지는 아직 시간이 필요합니다. 개발뿐만 아니라 안전성·규제·사고시 보상 주체 등 복잡한 문제가 남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운송수단의 획기적 변화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우버·에어버스·보잉 등 세계 유수의 항공·완성차 기업들이 수조원을 쏟아부으며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 한국 ‘걸음마’ 수준..대부분 외산부품 조립 수준

그렇다면 한국의 드론산업의 현주소는 어떨까요. 아쉽지만 한국 드론 기술력은 중국·미국 등에 비해 부족한 수준입니다. 한국드론산업협회에 따르면 드론 관련기업은 1500여 곳 정도로 추산됩니다. 이 중 드론을 제조하는 기업은 120 여 곳에 불과하며, 대부분 중국산 부품을 조립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정확히 얘기하자면 드론을 ‘제조’하는 것이 아닌 ‘유통’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겁니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드론 산업 육성을 위한 정부 차원의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현재 국토교통부·과학기술부·산업자원통상부 등이 드론산업에 관련돼 있지만 관계부처 간 협의가 부족한 탓에 엇비슷한 대책만 몇년 째 반복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박석종 한국드론산업협회 회장은 “그동안 정부 대책은 핵심 제조기술 보다는 국가자격증 발부나 보조금 지급 등에 돈을 지원했다. 단기적인 돈벌이 수단으로 여긴 것”이라며 “최근 발표된 로드맵도 전에 나왔던 대책을 짜깁기한 수준에 불과하다. 10~20년을 내다보는 비전이 없어 아쉽다”고 비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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