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송·농업·촬영 등에 도움주는 ‘착한 드론’
‘나쁜 얼굴’도 부각..값싼 테러 수단으로 각광
국내서도 몰카 등 범죄로 악용되고 있어
불법 드론 대응하는 '안티 드론'기술도 관심
사우디아라비아 아브카이크에 있는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석유 탈황·정제 시설 단지에서 지난달 14일(현지시간) 예멘 반군의 무인기 공격으로 화재가 발생, 연기가 치솟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데일리 임현영 기자]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는 지난 봄. 기준치 이상의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사업장을 드론으로 단속하는 ‘미세먼지 감시팀’이 출범했습니다. 13명의 단속반 인원을 포함해 6대의 특수 드론이 활용됐습니다. 덕분에 사람이 접근하기 힘든 150m 상공에서도 대기질을 측정하는 등 효율적인 단속이 가능했습니다.
지난 9월 14일 사우디의 최대 석유시설인 아브카이크 단지에 10대 이상의 드론이 나타났습니다. 이른바 ‘자폭 드론’이 등장한 것입니다. 드론 군단의 타격에 석유단지는 일제히 멈춰섰습니다. 순간적으로 사우디의 원유생산량은 절반으로 줄었으며, 그 여파로 세계 유가시장도 출렁였습니다.
◇ 배송·농업·촬영 등에 도움주는 ‘착한 드론’
최근 드론의 ‘두 얼굴’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곳을 쉽게 도달할 수 있다는 점을 무기로 그동안 ‘착한 드론’이 부각돼 왔습니다. 레저용으로 주목받으며 키덜트족의 사랑을 받는가 하면, 섬이나 산간과 같은 오지 배송에 활용되기도 합니다. 잡초·병충해를 막기 위해 농업용 드론을 띄우가 하면, 방송사에서도 앞다투어 대형 드론을 도입해 멋진 영상을 촬영하고 있습니다.
지난 여름 940만 관객을 돌파하며 인기를 끌었던 재난 영화 ‘엑시트’에서도 드론의 활약상이 눈에 띕니다. 시민들이 드론을 활용해 주인공의 실시간 움직임을 중계하며 구조에 도움을 줍니다. 또 드론을 활용해 빌딩에 로프를 연결해 탈출로를 마련하기도 합니다.
◇ 드론의 ‘나쁜 얼굴’..값싼 테러 수단으로 각광
그러나 드론의 ‘나쁜 얼굴’도 서서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지난달 발생한 사우디 원유테러는 다시한번 드론의 부작용을 환기하는 계기였습니다. 1대당 약 1만여 달러(한화 1200만원)로 알려진 값싼 드론에 세계에서 세번째로 국방비 지출이 많은 ‘국방 대국’ 사우디의 영공이 한순간에 뚫린 것입니다.
사실 드론을 활용한 테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작년 1월 러시아 군은 시리아 북서부에 위치한 흐메이밈 공군기지가 현지 반군의 드론 군집 공격을 받았습니다. 사우디 원유테러와 마찬가지로 13대로 이뤄진 자폭드론이 공격에 동원됐습니다. 완성도가 떨어지는 탓에 기지까지 도달하지 못하고 격추당했으나, ‘드론 테러’의 가능성을 경고한 사건으로 평가됩니다.
◇ 몰카 범죄·마약 밀수로도 로도 활용
테러뿐만 아니라 드론으로 남의 사생활을 몰래 촬영하는 피해 사례는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가격이 저렴하고 조작이 쉬운만큼 일반인들도 쉽게 범죄에 활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작년 인천의 한 고층 아파트에서 입주자가 드론이 창 밖에서 집안을 촬영하고 있는 것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당시 신고자의 주장에 따르면 젊은 남성이 해당 드론을 조종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지난 2016년에는 제주도 내 한 해수욕장 공용샤워장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신고된 적이 있습니다. 샤워장 천장이 뚫린 점을 악용해 드론을 띄워 몰카를 시도한 것 입니다. 출동한 경찰은 드론을 이용해 노천탕, 샤워장 등 공공장소에서 몰카 범죄를 저지른 A 씨를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마약밀수·기술유출 등 각종 범죄에 악용되기도 합니다. 지난 6월 미국 오하이오 주에 위치한 한 교도소에서는 드론을 활용해 휴대전화와 마리화나를 수감자에게 배달한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미국에서는 이미 마약을 비롯해 DVD·총기류 등이 교도소로 밀수된 사례가 적발되고 있습니다. 이에 미국의 몇몇 지역은 교도소 주변에서 허가없이 드론을 날리는 행위를 중범죄로 다루는 법안을 도입하기도 했습니다.
◇ ‘나쁜 드론’저격하는 ‘안티 드론’ 개발도 관심
이처럼 부작용이 커지자 불법 드론을 막는 ‘안티 드론’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안티 드론에는 방해 전파를 발사해 조종을 방해하는 ‘소프트킬’·직접 드론을 ‘하드킬’ 두 가지 방식이 있습니다. 하지만 드론 발전 정도에 비해 아직 안티 드론 기술이 발전하는 속도가 더딘 것이 사실입니다.
국내에서도 안티 드론에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입니다.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은 내년까지 안티드론 시스템을 갖출 계획입니다. 수시로 항공기가 드나드는 곳인 만큼 항공기 충돌이나 테러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뿐만 아니라 국토교통부는 규제 샌드박스 사업의 일환으로 STX컨소시엄과 국방부가 불법드론 대응 기술을 개발하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