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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01 (목)

    이슈 LPGA 미국 여자 프로골프

    2019 LPGA 트로피 혼자 다 못 든 고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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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랭킹 1위·올해의 선수상·상금왕·최저타수상까지

    한국인 최초로 주요부문 석권

    다 해먹고 싶다더니, 진짜로 다 해먹었다. 2015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년 차였던 당시 스무 살 고진영은 시즌 초 미디어데이 기자회견에서 "(각종 타이틀을) 내가 다 해먹고 싶다"는 목표를 당차게 밝혔었다. 국내 투어에선 이루지 못했던 그 목표를 미국에 와서 마침내 달성했다. 세계 랭킹 1위 고진영(24)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019시즌 마지막 날인 25일 올해의 선수상에 이어 상금왕, 최저타수상(베어트로피)까지 확정지었다.

    김세영(26)의 우승이 고진영에게도 행운이었다. 상금 랭킹 8위를 달리던 김세영은 최종전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 우승 상금 150만달러를 더해 2위(275만3099달러)로 뛰어올랐다. 고진영은 이 대회를 김세영에게 7타 뒤진 공동 11위(11언더파)로 마무리해 5만9613달러를 추가하면서 상금왕(277만3894달러·약 32억6500만원) 자리를 지켜냈다.

    평균타수 부문에서도 올 시즌 69.062타를 친 고진영은 2위 김효주(24·69.408타)를 크게 따돌렸다. 2002년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68.697타)에 이어 두 번째로 평균 69타 벽을 깨는 데는 실패했지만, 소렌스탐 다음으로 가장 낮은 타수를 기록한 선수가 됐다. 세계 랭킹 1위가 LPGA 투어 상금왕, 올해의 선수상, 최저타수상까지 싹쓸이한 건 로레나 오초아(멕시코·2007·2008), 청야니(대만·2011), 에리야 쭈타누깐(태국·2018)에 이어 고진영이 4번째다.

    조선일보

    한국 선수가 LPGA 투어 주요 3개 부문인 상금왕, 올해의 선수상, 최저타수상을 한 시즌에 석권한 것도 처음이다. 2010년 최나연(32)과 2012년 박인비(31)는 상금왕, 최저타수상을 받았지만 올해의 선수상을 놓쳤다. 박인비는 이듬해엔 상금왕, 올해의 선수상을 차지했는데, 최저타수상을 놓쳤다. 2017년 박성현(26)도 상금왕과 올해의 선수상만 수상했다. 세계 최강 한국 여자 골프의 전설적 선배들이 못 해낸 일을 고진영이 해낸 것이다.

    한국 선수들은 올 시즌 32개 대회에서 15승을 합작했다. 2015·2017년에도 역대 한국 선수 최다승인 15승을 올렸었다. 하지만 올해는 신인상(이정은)에 CME 글로브 레이스 챔피언(김세영)까지 LPGA 투어 전 부문을 한국 선수가 완벽하게 휩쓸었다. LPGA 투어 2019시즌은 한국 여자 골프의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됐다.

    고진영은 이날 인스타그램에 트로피를 늘어놓고 환하게 웃는 사진을 올렸다. "아직도 부족한 부분이 많다"며 "충분히 휴식한 뒤 다시 최선을 다해 달리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 뒤에 이런 해시태그를 붙였다. '#세영언니고마워_언니가우승해서_내가상금왕했어 #밥은내가쏴야하지만_언니우승상금대박이야… #언니가사줘_아저씨가카드주신댔어'.

    [최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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