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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01 (목)

    의사 인력 추계 과학적? 李정부도 주먹구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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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40년 1만1100명 부족’ 논란

    조선일보

    김태현 의사인력수급추계위원장이 3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2차 의사인력수급추계위원회 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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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사인력 수급추계 위원회가 지난 30일 회의를 끝으로 “2040년까지 최대 1만1136명의 의사가 부족하다”는 논의 결과를 내놨지만, ‘졸속 발표’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필요한 미래 의사 규모를 과학적으로 정하려고 추계위를 구성하고도, 기한 내 결과 발표에만 급급해 제대로 된 검증 없이 어설픈 수치를 제시했다는 것이다. 추계위 내 일부 위원들 사이에선 “대학교 학부생의 보고서 수준” “과학적인 모델링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추계위는 마지막 회의 때 미래 의사 수요와 공급을 둘러싼 예측 모델 논의를 진행하면서, 모델을 어떻게 하면 더 정교하게 보완할지보다 어떤 모델을 선택할지 투표하는 데 시간을 대부분 할애한 것으로 전해졌다.

    31일 본지 취재 결과, 추계위에선 2040년에 몇 명의 의사가 공급될 것인지에 대해선 별 이견이 없었다고 한다. 논란이 된 건 필요한 의사 수를 추계하는 모델이었다. 회의 때 총 3가지 모델을 채택했는데, 모델마다 내놓은 필요한 의사 수 예측치가 크게 달랐다. 주로 비(非)의료계 추천을 받은 추계위원들은 2040년 필요한 의사 수를 14만9273명으로 예측한 모델을 지지했다. 나머지 두 개는 필요한 의사 수를 훨씬 적게 예상한 모델들이었다. 하지만 추계위는 이날 3가지 모델을 모두 채택했다. 그래서 2040년 부족한 의사 수 추계가 ‘5704~1만1136명’으로 광범위하게 나오게 됐다. 12월 8일 추계위는 “2040년 최대 1만8700명의 의사가 부족하다”는 중간 결과를 논의했는데, 약 3주 만에 부족한 의사 수가 7000명 이상 줄어들게 된 것이다.

    조선일보

    그래픽=정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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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에 “주먹구구식이었던 윤석열 정부 때와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 정부 때는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을 추진하면서 “2035년 의사가 1만5000명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근거를 제시했다. 최근 감사원 감사에 따르면, 윤 정부는 이 근거를 만들기 위해 ‘2035년 의사 1만1527명이 부족하다’는 보고서를 쓴 국책연구원 출신에게 다시 계산을 시켰다. ‘현재도 의사가 부족한데 이런 점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이후 ‘의료 취약 지역에 의사 4786명이 부족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자 윤 정부는 이 숫자와 기존 연구 전망치(1만1527명)를 합쳐 ‘2035년 의사가 1만6313명 부족하다’는 결론을 만들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날 추계위에서 다뤘던 주요 쟁점 중 하나는 미래에 필요한 의사 수요를 어떻게 측정하느냐였다. 이를 계산하려면 의사가 실제로 1년 중 얼마나 근무하는지, 하루에 몇 시간 일하는지를 알 수 있는 데이터가 필요하다. 하지만 추계위는 관련 데이터가 없어 대신 입원 횟수 등을 기반으로 한 ‘의료 이용량’을 끌어다 썼다.

    여기에다 AI(인공지능) 도입에 따른 생산량 변화와 워라밸을 중시하는 젊은 의사들이 일을 적게 하려는 추세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 추계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연구 보고서를 근거로 ‘AI 도입이 의사 생산성을 6% 향상시킨다’는 시나리오를 내놨지만, 이는 의사만이 아니라 보건의료 분야 전체의 생산성에 대한 내용이었다. 또 별다른 근거 없이 2040년 의사들의 근무 일수는 지금보다 5% 줄어들 것이라고 가정했다. 한 추계위 관계자는 “AI 발달로 의사가 덜 필요하다는 주장과, 의사 근무 일수가 줄어 의사가 더 필요하다는 양쪽의 주장을 적당히 섞어 ‘영향이 없다’는 결론을 억지로 만들어낸 것”이라고 했다.

    이런 결정 과정은 해외 사례와 대조적이다. 일본만 해도 의사 수요를 임상과 비임상으로 분리한 다음, 임상에 대해선 현장 조사를 통해 입원 수요, 외래 수요까지 따진다. 병상별로 의사가 어느 정도 필요한지, 외래 환자는 어느 정도인지, 외래 환자 규모 대비 의사는 얼마나 필요한지 등도 감안한다. 영국은 의료 인력을 추계할 때 의대협의회뿐 아니라 감사원까지 나선다. 전에 발표한 자료를 보면, 외래 환자 첫 방문률, 응급실 방문 증가율, 대기 명단에 올랐지만 진료를 못 받은 환자 비율까지 분석에 포함됐다.

    [곽래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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