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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

나경원, 미국 측에 “총선 임박해 북미정상회담 취지 왜곡” 우려 전달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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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56)가 미국 측에 내년 4월 총선에 임박해서 북미정상회담을 열면 취지가 왜곡될 수 있다고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27일 확인됐다. 북미정상회담이 한국당 선거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으니 회담 일정을 고려해달라는 취지다. 뒤늦게 나 원내대표의 발언이 알려지면서 “어느 나라 소속이냐” “한반도 평화보다 당리당략이 우선할 수 있느냐”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경향신문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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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의 한국당 의원들은 나 원내대표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지난 방미 기간 중에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에게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으니 총선이 있는 내년 4월 임박해서 북미정상회담을 열지 말 것을 요청했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나 원내대표는 자신의 요청에 비건 대표가 “알고 있다”고 말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말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의원들은 나 원내대표가 지난 7월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도 같은 취지의 요청을 했다고 말했다고도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의총에서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이날 오후 입장문을 통해 해당 발언 일부를 인정했다. 나 원내대표는 “2018년 지방선거를 하루 앞두고 열린 1차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이 선거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며 “지금 민주당은 외교안보를 포함해 모든 것을 내년 총선에 올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3차 미북회담마저 또다시 총선 직전에 열릴 경우 대한민국 안보를 크게 위협할 뿐 아니라 정상회담의 취지마저 왜곡될 수 있다”며 “따라서 금년 방한한 미 당국자에게 그러한 우려를 전달한 바 있다”라고 했다. 지난 7월 볼턴 보좌관을 만나서 한 발언에 대해서 인정한 것이다. 이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방미 때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은 없다”며 비건 대표에게 요청한 사실은 부정했다.

나 원내대표의 발언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나 원내대표를 향해 “어느 나라 소속이냐”는 비판도 나왔다. 정의당 오현주 대변인은 논평에서 “도저히 제 정신이라고 할 수 없는 일”이라며 “북미 대화는 한반도 평화를 판가름할 중차대한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나경원 원내대표는 도대체 어느 나라 소속인가. 당장 국민들에게 석고대죄하고 정치의 영역에서 발을 떼기 바란다”며 나 원내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

민주당 이재정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경악할 일”이라며 “어떻게 한반도 평화보다 당리당략이 우선할 수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박순봉·김윤나영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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