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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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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온뒤 땅 굳을까’…라이엇, 그리핀 사건 후속 조치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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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팬 의견 대폭 ‘수용’…전면적 수사의뢰 및 재조사

소속선수 계약서 전수 ‘조사’…공정성·권익보호 확보 ‘총력’

매경게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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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엇게임즈와 LCK운영위원회가 e스포츠팬들의 의견을 수용했다. 최근 논란이 된 김대호 전 그리핀 감독에 대한 ‘무기한 출장 정지’ 징계를 유보하고 사법 기관을 포함한 외부기관에 조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카바니’ 서진혁 선수의 이적 과정에서의 ‘강요’ 및 ‘협박’에 대한 논란도 수사기관에 외뢰한다. 그리핀을 운영하는 스틸에잇 관련 경영진의 총사퇴도 요구하기로 했다.

27일 라이엇게임즈와 LCK운영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지를 리그오브레전드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했다. 이번 발표는 기존 그리핀 사건 관련 조사 결과에 대한 e스포츠팬들의 의견을 수용하는 한편 선수 보호 시스템 구축 등 전면적인 리그 운영 개선 방향을 제시한 것이 특징이다.

LCK운영위원회는 지난 20일 ‘그리핀 사건 관련 LCK운영위원회 최종 조사 결과 발표’를 통해 김대호 전 감독과 조규남 그리핀 전 대표에 대해 ‘무기한 출장 정지’ 징계를 내리고 그리핀에게는 1억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김 전 감독의 폭로로 촉발된 ‘카바니’ 서진혁 선수의 이적 과정에서 발생한 ‘강요’ 및 ‘협박’ 논란을 조사한 이후 내린 결론이었다. 당시 LCK운영위원회는 조사 결과 김 전 감독의 폭행 및 폭언 행위가 있었다며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e스포츠 팬들의 입장을 달랐다. 사실상 내부고발자의 역할을 담당한 김 전 감독에게 부당한 징계가 내려졌다는 지적이었다. 이날 발표 이전까지 특별한 언급이 없었던 탓에 더욱 팬들의 의혹은 커졌다. 급기야 청와대 국민청원에 재조사 요청이 등록되고 20만명 이상이 이에 동의하기도 했다.

이에 라이엇게임즈와 LCK운영위원회는 팬들의 의견을 받아 추가 후속 조치를 내렸다. 우선 김 전 감독에 대한 징계를 유보한다. 또 사법기관을 포함한 공신력 있는 외부기관을 통해 재조사를 의뢰한다. 외부기관의 재조사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양 당사자들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해 최종 징계 여부 및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운영위는 “구체적인 증거자료를 바탕으로 징계를 결정했으나 자극적인 내용이 많았고 이를 공개할 시 김 전 감독은 물론 선수단에게도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해 공개하지 않았다”며 “징계 배경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드리지 못한 결과 많은 오해를 불러일으키며 일부 당사자에게는 더 큰 피해를 드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조규남 전 그리핀 대표에 대한 ‘무기한 출장 정지’와 관련해서는 서진혁 선수와 이적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강요’와 ‘협박’이 있었는지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한다. 또 ‘무기한 출장 정지’를 통해 조규남 전 대표가 리그오브레전드 e스포츠 리그에 참여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운영위는 “무기한 출장정지는 최고 수위의 징계이며 선수, 감독, 대표 등에게 동일한 효력을 가진다”며 “어떠한 방식으로도 라이엇게임즈가 주관하는 e스포츠에 관여할 수 없고 조 전 대표가 형식과 보직에 상관없이 어느 팀에 소속되거나 지분 등을 보유하게 될 경우 해당 팀은 리그 참가 승인을 받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리핀의 불공정 계약 관련해서도 추가 조치를 내렸다. 운영위는 지난 발표에서 그리핀에게 1억 원의 벌금을 부과했지만 당시에는 최근 새롭게 밝혀진 서진혁 선수와 그리핀 간의 불공정 계약 건이 고려되지 않았다.

이에 스틸에잇 경영진에게 책임을 물어 서경종 현 대표를 비롯한 스틸에잇의 관련 경영진 전원이 그리핀에 대한 경영관계를 전부 정리할 것을 요구하기로 했다. 관련 경영진은 2019년 내 사퇴하고 새로운 경영진을 구성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운영위는 “2020 LCK 스프링 이후 진행되는 승강전 시작 하루 전까지 현 경영진의 스틸에잇 및 그리핀에 대한 지분도 모두 청산되어야 한다”며 “조건을 기간 내에 이행하지 못할 시 그리핀의 LCK 및 챌린저스 코리아 참가자격은 자동 박탈된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서진혁 선수가 FA 자격을 획득했다고 밝히고 2020 스프링 시작 전까지 계약서 전수 조사 및 2020 상반기까지 LCK표준계약서 마련, 운영위와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상벌위원회 설치, 징계에 대한 이의 제기와 소명 및 재심 제도 도입, 불공정 계약 및 부당 처우 등을 항시 신고할 수 있는 전담 민원 창구 개설, 선수권익 보호를 위한 관련 법무검토 창구 마련, 팀 연습생 현황 파악 및 관리 방안 마련, 프로팀 대상 폭언 및 폭력 예방 교육 등의 조치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임영택기자 ytlim@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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