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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한미연합과 주한미군

한·미 방위비 협상 재개 앞두고···"인내" 이례적 표현쓴 외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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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외교부 발표문서 "인내 갖고 협의하겠다"

'50억 달러' 연내 타결 요구하는 미 경고성 표현

트럼프 또 "엄청난 부자나라에 보조금 주고 있어"

역대 최대의 '50억 달러 청구서'를 놓고 싸우는 제11차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의 네 번째 협상이 다음달 3~4일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된다. 외교부는 29일 “우리 정부는 기존의 협정 틀 내에서 합리적인 수준의 공평한 방위비 분담을 한다는 기본 입장 하에 인내를 갖고 미측과 긴밀히 협의할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미국 판 깬지 2주 만에 4차 협상 재개



중앙일보

한국과 미국은 11월 19일 내년도 주한미군의 방위비 분담금을 결정하는 제11차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제3차 회의를 열었으나 양측의 입장이 강하게 부딪힌 끝에 다음 회의에 대한 논의도 없이 종료됐다. 사진은 이날 회의 종료 뒤 미국대사관에서 관련 브리핑을 하는 제임스 드하트 미국 측 수석대표 (왼쪽 사진)와 외교부에서 브리핑하는 정은보 한국 측 협상 수석대표(오른쪽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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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측에선 정은보 11차 SMA 대표가 나서고, 미국 쪽은 제임스 드하트 미 국무부 정치군사국 선임보좌관이 대표로 나온다. 앞서 양측은 이달 18~19일 서울에서 3차 협상을 진행했지만, 협상 둘째날 드하트 대표 측이 회의 80분 만에 협상장을 박차고 나가면서 사실상 결렬됐다.

이후 정 대표와 드하트 대표가 각각 기자회견을 자처하면서 장외 신경전을 벌였다. 3차 협상은 외교부가 “이제부터 본격 협상”이라고 소개할 만큼 총액을 조율하는 자리였다. 첫판부터 파행이 된 셈인데, 그로부터 2주 뒤 두 대표는 4차 협상 테이블에 다시 앉게 됐다.



트럼프 "엄청나게 부유한 나라 방어" 또 공개 압박



중앙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변덕스럽고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야기했지만 중국에선 트럼프의 재선을 바란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정치를 말하지 않고 오직 물질적 이익에만 집중해 속내를 알기 쉬운 상대라는 이유에서다. [UPI=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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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이 이끄는 한·미 협상팀은 오는 12월 31일부로 종료되는 10차 SMA를 대체하는 협정문을 도출하는 작업을 맡고 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있는 미국 쪽은 '연내 타결'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의 선라이즈 유세장에서 “(전임 대통령들은)우리 군을 엄청나게 부유한 나라들을 방어하는 데 썼다. 여러분의 돈으로 복지 국가들에 보조금을 지급한 것”이라고 발언했다. 나라 이름을 직접 거론하진 않았지만, SMA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은 한국이 유일해서 한국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한국 이례적 “인내 갖고 협의” 표현



중앙일보

더불어민주당 진보·개혁성향 의원들의 정치행동·정책의견 그룹인 '더좋은미래' 진선미 대표와 의원들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은 방위비 분담금 50억 달러 요구를 철회하라'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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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측도 공식적으론 “연내 타결”을 말하고 있지만 사실상 지연 전략을 쓰고 있다.

29일 외교부의 4차 협상 발표문에는 이례적으로 “인내를 갖고 미측과 긴밀히 협의”라는 문구가 들어갔다. '인내'라는 수식어는 그 전에 없던 표현이다. “미국 측이 비합리적인 요구를 하고 있지만 한·미 동맹을 고려해 참고 있다” 내지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제대로 협상해야 한다”는 행간이 읽힌다. 정부 내에서는 ”의회와 국민 여론상 20억 달러로 인상하는 것도 받아 들이기 힘들다”는 말이 나온다. 10차 SMA 타결액은 1조 389억원으로, 미화 9억 달러 선이었다.



다급한 미 협상팀, "급할 것 없다"는 한국팀



이렇다보니 외려 급한 건 미국 협상팀이 돼 가는 구도다. 한국 쪽은 내년 4월 국회의원 총선거 일정이 있어 부담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급할 것 없다”는 기류가 있다. 50억 달러는 설득 논리도 빈약하다는 말이 미국 조야에서도 나오는 상황이다.

전체 국방예산 규모로 따져도 한국은 미국의 다른 우방국들보다 적지 않은 지출을 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들에게 국내총생산(GDP) 대비 2%의 국방예산 지출 분담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세계은행 추산에 따르면 한국은 1995년 이래 매년 GDP 대비 지출이 2%대의 국방비를 쓰고 있다. 반면 독일, 영국은 1%대, 일본은 매년 1% 미만을 지출하고 있다. 나라별로 경제규모나 역사적 배경이 다른 점을 고려해도 한국이 적다고 볼 수는 없는 수준이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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