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주 나토정상회의 앞두고 발표…'트럼프 달래기·동맹 단합 강조' 차원 관측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29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나토 정상회의를 앞두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브뤼셀=연합뉴스) 김정은 특파원 =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29일(현지시간) 나토 유럽 동맹국과 캐나다의 방위비 예산이 5년 연속 증가했다고 밝혔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내주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를 앞두고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나토 유럽 동맹국과 캐나다의 올해 방위비가 4.6% 증가, 5년 연속 늘어났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내년 말이면 유럽과 캐나다가 2016년부터 추가로 투자한 방위비가 1천300억 달러(약 153조4천억원)에 이르고, 2024년 말에는 누적 방위비 증가액이 4천억 달러(약 472조원)에 달하게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이와 함께 더 많은 나토 동맹국이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2% 수준으로 늘리기로 한 가이드라인에 맞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나토는 지난 2014년 회원국들이 오는 2024년까지 국방비 지출을 GDP의 2%로 늘리기로 합의한 바 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올해 9개국이 해당 가이드라인을 맞출 것이라면서 이는 몇 년 전 단 3개국만 해당했던 데서 증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9개국에는 미국을 비롯해 불가리아, 그리스, 영국, 에스토니아, 루마니아,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폴란드가 포함됐다.
스톨텐베르그의 이 같은 발표는 올해 나토 출범 70주년을 맞아 내달 3∼4일 영국 런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이 참석하는 나토 정상회의가 예정된 가운데 나온 것이다.
앞서 '나토 무용론', '나토 무임승차론'을 제기하며 방위비 증액을 압박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의에서도 유럽과 캐나다의 나토 동맹국들에 다시 한번 같은 요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 정상회의는 최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미국과 나토 동맹국 사이의 협력과 미국의 리더십 부재' 등을 거론하며 나토가 뇌사를 겪고 있다고 공개 비판, 논란을 일으킨 상황에서 열리는 것이어서 또 한 번 동맹국 사이의 균열을 드러낼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에 따라 나토가 정상회의를 앞두고 동맹국 간 단합을 강조하고 트럼프 대통령을 달래는 차원에서 이러한 발표를 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이날 "유럽 동맹국과 캐나다의 (방위비) 증액의 중요성과 관련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옳으며 그는 여러 차례 동맹국에 매우 분명한 메시지를 전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유럽 동맹국과 캐나다는 트럼프 대통령을 기쁘게 하기 위해 방위에 투자해서는 안 되고, 우리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고, 우리의 안보 환경이 더욱 위험해졌기 때문에 방위에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토는 이날 발표 외에도 이번 정상회의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을 누그러뜨리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전날 나토 동맹국들이 나토 운영비 예산 분담금을 조정하는 데 합의해 미국의 분담금이 줄어들게 됐다고 밝혔다.
25억 달러(약 2조9천500억원) 규모의 나토 내부 공동 예산은 본부 운영, 합동 군사 작전 등에 사용된다.
그동안 미국은 나토 회원국 가운데 가장 많은 22%가량을 부담했으나 이번 합의로 미국의 분담금은 줄고, 대신 독일의 몫을 늘려 양국이 각각 16%가량 내기로 했다.
나토는 또 미국 항공기 제작업체 보잉과 10억 달러(약 1조1천775억원) 규모의 노후 공중조기경보기(AWACS) 현대화 계약도 맺기로 했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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