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협상대사가 2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제11차 한미 방위비 분담 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4차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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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협상대사가 현재 한미가 벌이고 있는 내년 이후 방위비(주한미군 주둔비) 분담금 협상의 연내 타결 가능 여부와 관련,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고 2일 밝혔다. 불발 가능성 시사로 읽힐 수도 있는 발언이다.
3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되는 제11차 한미 방위비 분담 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날 출국하기 직전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을 만난 정 대사는 ‘연내 타결이 사실상 어렵지 않냐는 이야기가 있다’는 지적에 “원칙적으로는 연말까지 협상 타결을 위해 노력해 나가겠다”면서도 “연말까지 완결될 거냐는 건 협상 진행에 따라 조금 달라질 수도 있다는 점은 유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협상은 대폭 인상한 금액으로 연내에 협정을 타결해야 한다는 미국 측 압박에 맞서 주한미군 주둔비만 의제로 다룰 수 있는 현행 SMA 틀을 흔들지 않고는 미 측의 거액 분담 제안을 수용하기 어렵다며 한국 측이 버티고 있는 형국이다. 아무래도 미 측이 더 바쁠 수밖에 없다. 정 대사와 제임스 드하트 미 국무부 선임보좌관이 각각 이끄는 한미 대표단 간 회의는 이번이 네 번째인데, 지난달 18~19일 서울에서 열린 3차 회의가 미 대표단의 일방 중단으로 파행한 지 2주 만에 열리는 것이다. 통상 한 달이던 회의 간 간격이 반으로 줄었다.
서두르기보다 원칙을 지키겠다는 한국 정부의 입장과 의지는 여전하다는 게 당국자들 이야기다. 그러나 접점 도출을 포기하지는 않겠다는 게 정 대사의 각오다. 그는 “한미가 서로 수용 가능한 부담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지난번에 미 측이 먼저 자리를 떴지만, 어떤 경우에도 우리는 한미 동맹과 연합 방위 능력 강화를 위해 노력해가는 협상이 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우리가 수용할 수 있는 인상률 상한선 등 세부 협상 내용에 대해서는 함구했지만, “실무적으로는 연내 한 번 더 협상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국이 내년도 연간 분담금으로 한국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약 49억달러(5조7,000억원)는 올해 한국이 부담하는 분담금 1조389억원의 5배가 넘는 금액인데 기존 SMA상 지출 항목인 △주한미군 한국인 고용원 임금 △군사 건설비 △군수지원비 외에 주한미군 인건비(수당)와 군무원 및 가족 지원비, 미군 한반도 순환 배치 및 역외 훈련 비용 등까지 포함한 액수라는 게 소식통들 전언이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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