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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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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비 분담금, 한·일관계, 북한 비핵화…한반도 외교전 ‘운명의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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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미국과 방위비 4차 회의…SMA 틀·주한미군 성격 좌우

GSOMIA 종료 유예 결정 뒤 한·일 정상, 중국서 만남 주목

북·미 비핵화 협상 ‘연말 시한’…‘사드’ 한·중관계 회복도 관심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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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주요 외교·안보 분야 현안들이 12월에 시험대에 오른다. 이번달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동맹 압박’ 시범케이스가 된 방위비 분담금 협상, 1965년 수교 이래 최악인 한·일관계, 연말 시한을 앞두고 불확실성이 커진 비핵화 협상 등이 줄줄이 잡혀 있다. 하나같이 2020년 이후 한국 외교의 방향을 결정할 수 있는 난제들이다.

당장 시급한 과제는 3~4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리는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 협상이다. 지난달 19일 서울에서 미국 협상팀이 회의 도중 이석한 뒤 2주 만에 재개되는 이번 4차 회의는 연내 타결 여부와 SMA 틀 유지는 물론 주한미군 성격까지도 좌우할 수 있는 무대다. 방위비 분담금 개념에 관한 양측의 인식 차가 현격한 탓에 협상은 난항이 예상된다.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협상대사는 2일 출국 전 인천공항에서 연내 SMA 타결 가능성에 대해 “연말까지 완결이 될 거냐 하는 것은 협상 진행에 따라서 조금 달라질 수도 있다는 점은 유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한국이 내는 분담금(1조389억원)의 5배가 넘는 50억달러를 요구하고 있는 미국은 한국을 시작으로 일본,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등 동맹국에 ‘기여 확대’와 ‘부담 분담’을 압박하겠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

한·일관계도 중대 고비를 맞는다. 정부는 지난달 22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조건부 종료 유예를 결정하면서 무한정 기다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내에 결론을 내려야 할 상황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이달 말 중국 쓰촨성 청두에서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지난해 대법원 강제징용 판결과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양국 관계가 악화된 뒤의 대좌다. 한·일 정상회담 조율을 위해 15~16일 스페인 마드리드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외교장관회의에서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이 만날 수도 있다. 이달 중순 도쿄에서 열리는 7차 수출관리 정책대화는 GSOMIA 종료 유예 합의 이후 일본이 실제로 수출규제 조치 완화에 나설지를 가늠하는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한·일 갈등의 기저에 있는 강제징용 해법을 둘러싼 간극이 여전히 크기 때문에 정상 회동으로 관계 개선의 돌파구가 마련될지는 미지수다.

한반도 운명과 밀접한 북·미 비핵화 협상 역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정한 연말 시한 전까지 진전이 이뤄지느냐가 관건이다. 미국은 ‘인위적 시한’이라는 입장이지만, 실무협상 결과에 따라 ‘새로운 길’이나 내년 신년사 수위가 정해질 수 있다. 한·미 연합훈련이 연기됐지만 실무협상 재개 여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북한은 미국에 셈법 변경을 요구하며 무력 시위 등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한·미는 조만간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열어 대북 협상 전략을 조율할 것으로 전해졌다.

북·중 밀착, 미·중 패권 경쟁 등 한반도 정세 변화 속에 중국과의 관계 설정 문제도 관심사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연내 방한은 물 건너갔지만,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4일 한국을 방문한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갈등의 후유증이 남은 한·중관계 복원의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

김유진 기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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