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숨진 '백원우 별동대' 故 행정관, 빈소 2시간30분 머물며 유족, 조문객 위로 /A수사관 유서에서 가족 외에 유일하게 실명 언급 "윤 총장 죄송하다. 면목 없다. 가족 잘 부탁드린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특별감찰반 수사관의 빈소를 조문한 뒤 굳은 표정으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현 민주연구원 부원장) 이 운영한 일명 ‘백원우 별동대’에서 근무한 검찰 수사관 A씨(48)의 빈소를 찾은 윤석열 검찰총장이 “능력 있는 수사관이었다. 안타깝다”고 밝히며 눈물을 흘렸다.
지난 2일 오후 6시30분쯤 대검찰청 간부들과 함께 검은 넥타이와 양복을 입은 채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빈소에 도착한 윤 총장은 침통한 표정으로 빈소를 향했다. 대기하고 있던 취재진들에 대해 묵묵 부답으로 일관했다. A씨는 전날 검찰 조사를 앞두고 유서 형식의 메모를 남긴 후 숨진 채 발견됐다.
윤 총장이 찾았을 때 빈소에는 A 씨의 부인과 두 자녀, 그의 형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윤 총장은 유가족에게 “미안하다”는 취지로 말을 건네며 위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수사관 동료는 “A씨 아들이 지난 주말에 대학 면접을 봤는데 형이 이럴 리가 없다”며 오열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특별감찰반 수사관의 빈소를 조문한 뒤 굳은 표정으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
동아일보에 따르면 윤 총장은 조문을 마친 후 대검 간부들과 함께 빈소 테이블에 안장 약 2시간30여분간 머물었으며, 빈소를 찾은 수사관들에게 일일이 술을 부어주며 함께 마셨다.
윤 총장은 옆에 앉은 검사의 손을 붙잡으면서 “내가 아끼던 능력 있는 수사관이었다”, “안타깝다”는 말을 몇 번씩 했다고 한다. 중앙일보에 대검 관계자는 “빈소에 있는 사람들이랑 이런저런 이야기하다가 (윤 총장이) 늦게 나왔다”라며 “평소에 유능하고 신뢰하던 분이라 속이 상한 것 같다”고 전했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윤 총장이 머무는 가운데 일부 유가족은 그에게 ‘정신 차려라’며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조문객은 “A 형이 왜 죽었냐고”라며 빈소에서 소리쳤다. 윤 총장은 다소 불쾌해진 얼굴로 빈소에 도착한지 2시간30분만인 오후 9시쯤 간부들과 함께 별다른 말 없이 빈소를 떠났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특별감찰반 수사관의 빈소를 조문한 뒤 굳은 표정으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
이날 오후1시 차쯤 차려진 빈소에 윤 총장 명의의 화환은 1시30분쯤 도착했다. 2시에 마련된 빈소 입구엔 ‘경건한 조문을 위해 통로에서의 촬영(취재) 및 대기를 삼가주십시오’라는 문구가 붙었다. 오후엔 문재인 대통령 명의의 화환과 법무장관 권한대행인 김오수 법무부 차관, 조남관 서울동부지검장의 조화가 도착했다.
대통령 비서실 직제에 따르면 민정수석 밑으로 민정비서관, 반부패비서관, 공직기강비서관, 법무비서관 등 4개의 비서관실이 존재한다. A씨가 속해 있던 민정비서관실에서 창성동 별관에 나와 있는 팀은 2개로 하나는 친인척 관리팀과 다른 하나가 일명 ‘백원우 별동대’로 불리는 두 명으로 구성된 팀이었다.
지난 2월 복귀해 서울동부지검 형사 6부(부장 이정섭)에서 근무해왔다. 형사6부는 유재수 전 부산시장 감찰 무마 의혹을 최근까지 수사해 왔다. A씨는 해당 수사에 직접 참여하진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특별감찰반 수사관의 빈소를 조문한 뒤 굳은 표정으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
A씨는 사망하기 전 남긴 유서에서 “윤석열 검찰총장님께. 정말 죄송하다. 면목 없지만 저희 가족들 배려 부탁드린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부인, 자녀, 형제, 친구 등 수신인을 각기 달리해 9장의 메모를 남겼는데, 윤 총장은 가족 외에 실명으로 언급된 인사 중 한 명으로 전해졌다.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휘하에서 행정관으로 근무했던 검찰 수사관 A씨가 지난 1일 오후 숨진채 발견된 서울 서초구 한 사무실. '청와대 하명 수사 의혹'에 연루됐다고 알려진 A 수사관은 이날 오후 6시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에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
검찰은 A씨가 근무했던 ‘백원우 별동대’가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산하 특별감찰반원의 권한을 넘어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첩보를 위법하게 수지뱄단 의혹 등을 수사 중이다. 민정비서관실의 업무는 ‘국정 관련 여론 수렴 및 민심 동향 파악’, ’대통령 친인척 등 대통령 주변 인사에 대한 관리’에 한해서다.
청와대는 이와 관련해 ’백원우 별동대’의 존재 여부를 부인했는데,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당시 특수관계인 담당을 했던 두 분은 대통령 비서실 직제령 등 법과 원칙에 따라 업무를 수행했다”며 “확인 결과 울산시장 첩보 문건 수사 진행과는 일체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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