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20 (금)

이슈 국회와 패스트트랙

패스트트랙 법안 모두 본회의 부의…여의도 '폭풍전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與, 예산·선거·민생법안 순 처리 가닥 / 한국당 ‘현실론’ 고개도 / 정기국회 종료 전 타협 쉽지 않아 / 민주, 4+1 공조로 한국당 압박 / 6∼9일 예산안부터 본회의 상정 / 1호법안 선정 놓고 막바지 고민 / 한국, ‘패트’ 열차 멈출 한방 없어 / 물밑선 ‘250+50석’ 타협 의견도

세계일보

선거법 개정안을 비롯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들이 3일 국회 본회의에 모두 부의되면서 여의도에 폭풍전야의 전운이 감돌고 있다. 정기국회가 끝나는 10일 전 여야 대타협이 이뤄질 가능성은 낮은 만큼 각 당은 치열한 전략과 셈법을 짜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4+1(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공조 체제를 복원해 자유한국당을 압박하고, 한국당에서도 강경 대응을 예고하면서 일각에선 중재론도 검토 중인 것으로 보인다.

일단 키를 쥔 건 여당인 민주당이다. 현행 국회법을 이용해 ‘쪼개기 임시국회’를 연달아 열면 패스트트랙 법안과 민생법안을 순차적으로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인영 원내대표의 시간이 왔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끝까지 협상에 매달릴지, 현실적으로 가능한 방법으로 돌파할지 여부가 민주당 지도부의 선택에 달렸다.

민주당은 오는 6∼9일 사이에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가 불가능한 예산안을 본회의에 올리면서 패스트트랙 법안이나 민생법안 일부를 함께 상정할 것으로 보인다. 큰 틀에서는 예산안, 선거법 개정안, 검찰개혁 법안, 민생 법안 순으로 처리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관건은 어떤 법안을 1호로 내세울지이다. 선거법 개정안을 먼저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지만, 민생 법안을 우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박용진 의원은 이날 라디오방송에 나와 “선거법이 (먼저) 통과되면 한국당이 난리를 피울 것”이라며 “유치원 3법을 먼저 통과시켜 국민적 박수를 받고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선거법 처리는 내년 총선을 앞둔 만큼 한시가 급한 데다 상징성이 큰 만큼 선거법을 먼저 처리해야 한다”며 “당내 여론은 선거법 선처리에 있다”고 말했다.

본회의를 열기까지 기간이 남은 만큼 한국당을 협상장에 나오게 할 다양한 방안도 거론된다. 선거법과 관련해 지역구 250석·비례대표 50석에 연동률 40%를 적용하는 안도 거론된다. 하지만 이 정도로는 연동형 자체에 반대하는 한국당 지도부를 설득하지는 못할 뿐만 아니라, 정의당 등의 반발이 예상돼 4+1 공조도 어려워진다.

민주당이 4+1 합의안을 도출한 뒤 임시국회를 연달아 열어 처리하는 방안이 현재로선 가장 유력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당이 필리버스터를 진행해 본회의 처리를 방해하면 그 회기를 마쳤다가 며칠 뒤 다시 임시국회를 열어 표결 처리하는 것이다. 정춘숙 원내대변인은 이에 대해 “너무나 의도적으로 보이는 전략을 쓰는 것은 무리가 있지 않겠느냐며 정정당당하게 나서자고 얘기한 의원도 많이 있었다”며 “임시국회를 열어서 현재 부의돼 있는 중요 법안을 처리하겠다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 순서나 과정이 어떻게 될지는 유동적”이라고 말했다.

선거제 개편에 사활이 달린 군소 야당은 이날 이 원내대표가 돌파구를 선택할 것을 요구하며 압박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은 한국당 핑계를 대지 마라”며 “집권여당이 정치개혁에 확고한 의지가 있다면 확실한 기조를 갖고 나서라”고 촉구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도 “이제 한국당에 대한 인내의 시간을 끝났다”며 “민주당의 책임의 시간만 남았다”고 거들었다.

패스트트랙 열차를 멈춰세울 결정적 한 방이 없는 한국당에서도 타협안을 마련해 얻을 것을 얻어내야 한다는 현실론도 제기된다. 강경론을 펴는 당 지도부와 달리 물밑에선 여당과 야4당이 논의 중인 지역구 ‘250석+비례대표 50석‘안에 대해 타협 가능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 초선의원은 “비례대표가 50석으로 줄어들면 연동형을 적용하더라도 크게 의석수를 잃지 않을 것”이라며 “만약 연동형비례제를 포기한다면 비례를 좀 더 늘리는 방향까지도 양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미·이창훈 기자 engine@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