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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한미연합과 주한미군

"철수도 가능"···트럼프, 결국 방위비에 주한미군 카드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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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비 4차 협상 날 "주둔 계속하려면 더 내야"

"미국이 부자 나라 방어하는 건 공정하지 않아,

아베 총리 내 친구지만 부자니까 더 내라 했다"

정은보 "원론적 입장, 상황 변화라 생각 안 해"

중앙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 런던에서 "주한미군 계속 주둔이든 철수든 어느 쪽도 갈 수 있다"며 주한미군을 방위비 협상에 연계했다.[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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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주한미군 주둔이든 철수든 어느 쪽으로든 갈 수 있다"며 "한국은 방위비 분담을 더 공정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미 방위비 분담(SMA) 4차 협상이 워싱턴에서 열리는 당일 주한미군 철수 카드를 처음으로 꺼내 분담금 인상을 압박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영국 런던에서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 양자회담에 앞서 한 회견에서 한반도에 미군 병력 전부를 계속 주둔하는 게 미국의 국가안보 이익에 부합하느냐는 질문에 "그 문제가 논의될 수 있다"며 "나는 (주둔이든 철수든) 어느 쪽으로든 갈 수 있다(I can go either way)"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양쪽 다 주장할 수 있다"며 "우리가 그렇게 하려고 한다면, 그들(한국)은 방위비 분담을 더 공정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 형식이지만 주한미군을 계속 주둔시키려면 방위비를 더 내라고 대놓고 노골적으로 요구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6·12 싱가포르 1차 북·미 정상회담 기자회견에서 "언젠가 병사들이 돌아오기를 바란다"며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을 언급한 적은 있지만, 방위비 분담 협상 카드로 사용한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이날 50억 달러를 명시적으로 꺼내진 않았지만 "우리가 한국을 방어하는 데 엄청난 금액의 돈을 쓰고 있기 때문에 상당히 더 내는 게 공정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지난해 10차 SMA 협상 과정을 언급하면서 "한국 방어에 수십억 달러가 드는 데 5억 달러밖에 내지 않는 것은 불공정하다"며 "3만 명의 병사를 주둔하며 훌륭하게 임무를 수행하는 데 몇 배 비용이 들기 때문에 돈을 더 내야 한다고 했더니 1년에 거의 5억 달러를 더 내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한국이 분담금을 더 내도록 다시 협상 중인데 미국이 부자 나라를 방어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라고 거듭 압박했다.

그는 "한국 외에 다른 5개 부자나라와 같은 논의를 하고 있다"며 "사우디아라비아에 병력을 추가 파병하는 데 그들은 우리에게 수십억 달러를 내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내 친구지만 당신네는 부유한 나라이기 때문에 더 많은 돈을 내 우리를 도와야 한다고 얘기했다"고 덧붙였다.

중앙일보

정은보 한미 방위비 분담(SMA) 협상 대사가 3일 4차 협상을 위해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 도착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주한미군 주둔 연계 발언에 대해 "원칙론적인 입장"이라며 "큰 상황 변화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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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문제는 내가 대통령이 되기 전까지 아무도 그들에게 요구하지 않았다는 점"이라며 "오바마도 부시도, 클린턴도 요구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들은 항상 '아무도 그렇게 하라고 요구하지 않았는 데 지금은 왜 더 내야 하냐'고 하는 데 '전직 대통령들이 멍청했기 때문'이라고 했다"며 "이것이 사우디아라비아와 한국과 다른 많은 나라들이 과거엔 내지 않았던 많은 돈을 미국에 지불하고 있는 이유"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훨씬 많이 더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은보 협상대사는 3일 트럼프 대통령의 주한미군 연계 발언에 대해 "한국이 더 부담해야 한다는 원칙론적인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 발언 5~6시간 뒤인 이날 오전 9시(한국시간 밤 11시) 제임스 드하트 미국 협상대표와 4차 협상을 위해 국무부 청사에 도착해 특파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까지 여러 번그러한 원칙론적인 인상에 대해 말을 했기 때문에 큰 상황 변화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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