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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6 (일)

“기존 연봉 4배”…한국 고급 인력 대놓고 빼가는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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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반도체·항공 특히 심각

움켜쥐어야 이긴다, 대륙의 야망 질주

경향신문

중국 배터리·반도체·항공업체들의 한국 인력 ‘빼가기’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특히 최근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법적 분쟁을 틈타 중국 배터리 기업들이 한국 인재 영입에 나서고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무역협회(무협)는 3일 ‘중국, 인재의 블랙홀’ 보고서에서 중국 정부가 2015년부터 추진 중인 산업고도화 전략(중국 제조 2025)에 따라 중국 기업들이 파격적인 복지 혜택을 제시하며 한국 인재를 집중 유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이 타깃으로 삼고 있는 대표적 업종은 배터리, 반도체, 항공 등이다. 배터리 세계 1위 기업인 중국 CATL은 지난 7월 대규모 채용을 진행하면서 한국 인재에 기존 연봉의 3∼4배를 제시했다. 부장급 이상인 경우 연봉이 세후 2억7000만~3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전기차 기업인 비야디(BYD)는 연봉 외에 자동차, 숙소 제공 등의 조건을 앞세워 한국 인재를 영입했다. 중국 최대 부동산그룹 헝다는 올해 초 신에너지차 기업 설립과 함께 8000여명의 글로벌 인재를 유치하면서 한국, 일본, 독일, 스웨덴 등 9개국 출신 경력자를 우대했다.

반도체 업종에서는 푸젠진화(JHICC)가 지난 4월 인력채용 공고에 ‘10년 이상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한 경력자 우대’라고 명시하는 등 한국 인력을 빼가려는 시도를 노골화했다. 심지어 한국에서 전직 금지 관련 소송 등을 피하기 위해 투자회사나 자회사에 취업시키는 방법까지 서슴지 않아 반도체 인재 유출은 통계조차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항공분야에서는 2014년부터 올 7월까지 대한항공 등에서 460여명의 조종사가 외국 항공사로 이직했고 이 중 최소 367명(80%)이 중국 항공사로 간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항공사들은 2억~3억원대의 연봉과 한국 항공사보다 적은 업무량, 빠른 승진 등 혜택을 제시하고 있다.

무협 상하이지부 박선경 부장은 “배터리와 반도체 산업의 고급 인력 유출은 기술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고 항공분야 인력 유출은 안전성 저해와 신규노선 개척 어려움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장기적인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유미 기자 you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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