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후 진로 갈려…이에 대비하는 과정으로 초등 중시
2021년부터 '폴디'라는 앱으로 입학시험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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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의 학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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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뉴스1) 강희정 통신원 = 교육하면 조금은 유별난 우리나라만큼이나 특별한 시스템이 오스트리아에 있다. 바로 초등학교 입학 시험 제도다.
오스트리아 어린이들은 만 6살이 되면 초등학교에 입학한다. 조금은 이르다고 볼 수 있지만 초등학교 4학년을 마치면 초등학교를 졸업하게 되고, 이때 학생들은 대학교 진학을 위한 고등 교육 기관에 입학할지, 직업 학교를 갈지를 결정하게 된다. 이 때문에 오스트리아에서 초등학교 교육은 여러가지로 중요하지 않을 수 없다.
매년 10월부터 오스트리아 초등학교들은 학교 개방의 날(Tag der öffenen Tür) 이라는 일종의 학교 설명회를 연다. 교정을 개방해 학부모들이 학교를 둘러보고 실제 수업도 참관할 수 있다. 교장 선생님이 나와서 학교에 대해 안내하고, 입학 과정에 대해 설명도 해준다.
그런데 초등학교 입학 시 반드시 필요한 것이 바로 학교에 다닐 준비가 되었는지를 알아보는 일종의 면접(독일어 명칭은 Schulreifefeststellung)인 교장 선생님과 학생의 인터뷰다. 오스트리아의 공립 혹은 사립 초등학교 모두에서 진행되는데 일종의 입학 시험이라고 할 수 있다. 부모들과 교장 선생님과의 면담도 이 과정에 포함된다.
오스트리아에서도 만 3살부터 미리 등록을 할 수 있는 유명 사립 초등학교들이 있다. 실제로 학교를 등록하기 몇 년 전부터 이름을 올려놔야 인터뷰의 기회가 있을 정도로 나름은 치열한 소위 오스트리아 초등학교 입시가 매해 10월부터 시작된다.
초등학교 교장선생님과의 인터뷰 형식은 학교마다 조금씩 다르다. 학생과 교장 선생님이 일대일로 진행하는 경우도 있고, 약 8명 정도의 학생들이 교사의 인솔하에 여러가지 과제를 동시에 수행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그림을 그려보라고 하거나, 노래를 불러보라고 하거나, 단어 게임을 하거나, 역할극을 하는 등의 여러가지 과제들을 통해서 아이의 인지·신체·감정, 그리고 사회적인 측면에서의 능력을 보고 입학을 결정하게 된다.
또한 면담을 통해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많은 관심이 있는지, 어떤 지원을 아끼지 않을지 등등을 확인하는 의미도 있다. 이런 인터뷰에서 떨어진 학생들은 예비 초등학교(독일어 명칭은 Vorshule)라고 부르는 0학년을 다니도록 법으로 정해져 있다.
초등학교 이후 진로를 정해야 하기 때문인지 오스트리아의 초등학교 입학은 제도 자체로는 좀 까다로워보인다. 그렇지만 학생들에게 일률적으로 일정 나이가 되면 학교를 입학하고 그 제도 안에서 생존을 요구하기보다는 한번 먼저 거르는 이런 단계가 필요할 듯 싶다.
아이들이 학교라는 제도 안에 적응할 수 있는 기본 소양을 지녔는지 여부를 확인한 후 진로 선택을 위한 4년의 과정을 제공하는 것은 어찌 보면 나름 합리적인 시스템이 아닐 수 없다.
재미있는 것은, 이 과정에 드는 노력을 조금이나마 줄이기 위해서 2021년부터는 빈 대학과 그라츠 대학에서 공동 개발한 '폴디'(Poldi)라는 앱을 사용해서 오스트리아의 모든 초등학교 입학에 필요한 기본 소양 시험을 치르는 것이 의무화된다는 점이다.
이 앱은 약 20분 정도의 컴퓨터 게임과 같은 형식의 테스트로 어린이들이 다른 사람들의 도움 없이 초등학교 1학년 과정을 공부할 수 있는지를 테스트 한다. 물론 어린이들의 사회성이나 신체적 능력은 여전히 선생님들이 테스트 해야 하는 영역으로 남아 있다.
그냥 들어보면 조금 의아한 오스트리아의 초등학교 입학시험. 그렇지만 이는 모든 어린이들이 적어도 비슷한 출발선에서 교육을 시작하게 하려는 기본을 제공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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