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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한미연합과 주한미군

주한미군 철수도 방위비 협상 '옵션' 인정…트럼프의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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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이익에 따라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 거론

'사실 아니다' 부인했던 美국방부 입장주목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아…美내부 반대↑

아시아경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을 만나 얘기를 나누던 중 얼굴을 찡그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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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협상이 원하는대로 되지 않을 경우 주한미군을 철수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미국의 이익이나 정치적 상황에 따라 70년 가까이 유지된 주한미군도 언제든 건드릴 수 있음을 처음 공식 인정한 것이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주한미군이 한ㆍ미ㆍ일 안보협력과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하면 철수가 실현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한국도 장기적으로 주한미군 감축에 대한 대응책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철수와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연계한 것은 이날 영국 런던에서 열린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과의 양자회담에 앞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다. 그는 "나는 (주한미군 주둔이든 철수든) 어느 쪽으로든 갈 수 있다"며 "그들(한국)은 방위비 분담을 더 공정하게 해야 한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에도 주한미군 감축을 언급한 적이 있지만 이를 방위비 분담금 협상 수단으로 사용한 것은 처음이다.


미국 국방부는 지난달 말 한국에서 주한미군 감축설과 한미동맹 균열 여론이 일자 "사실이 아니다"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하지만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으로 주한미군 감축 논란에 대한 미 정부의 입장이 어떻게 나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미는 지난달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서 "주한미군의 현 수준을 유지한다"고 합의한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 강도가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감축설이 흘러나올 때마다 "한미는 주한미군의 역할과 중요성에 대해 확고한 공감대를 가지고 있다"고 말해온 우리 국방부도 난감한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 의회는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하는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 수준이 과도하다고 공식적으로 우려를 제기했다. 엘리엇 엥걸 하원 외교위원장과 애덤 스미스 하원 군사위원장은 지난달 22일(현지시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과 마크 에스퍼 국방부 장관에게 서한을 발송해 이 같은 우려를 전달하고 증액 근거를 제시해줄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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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보 방위비분담협상대사가 3일(현지시간)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을 위한 4차 회의를 위해 미 워싱턴DC의 국무부 청사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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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보 방위비분담협상대사는 이날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제11차 SMA 협상을 위한 4차 회의 중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의 주한미군 관련 발언이 나왔는지에 대해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회의 분위기와 관련해서는 "잘 진행이 되고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설명은 하지 않았다. 4차 회의는 이날부터 이틀간 진행될 예정이다.


정 대사는 협상 시작 전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여러번 원칙론적인 인상에 대한 문제를 말씀했기 때문에 추가적 상황 변화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협상이 주한미군 철수에 미칠 영향에 대해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무차별적으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기 때문에 협상이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한국뿐 아니라 일본과 NATO를 향해서도 방위비 지출 증가를 압박했다. 그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내 친구지만 당신네는 부유한 나라이기 때문에 더 많은 돈을 내 우리를 도와야 한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의 회동 뒤에는 "너무 오랫동안 미국이 NATO의 재정적 짐을 져 왔으며, 회원국들이 방위와 관련해 미국에 의지하고 있다"고 했다.


군 안팎에서는 실제 미국이 주한미군 철수를 감행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패권국으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스스로 수립한 인도태평양 전략을 유지하는데도 주한미군이 상당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북ㆍ중ㆍ러 밀착이 강해지는 상황에서 한ㆍ미ㆍ일 안보협력에 빈틈이 생길 수 있는 선택도 합리적이지 않다는 설명이다. '주한미군 감축 금지' 조항이 들어간 2020회계연도 국방수권법이 미 의회에서 논의 중인 것 역시 여기에 힘을 싣는다. 미 상원은 최근 "한반도로부터 상당 규모의 미군 철수는 협상 불가"라고 일축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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