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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검찰, 청와대 압수수색]경찰, 검찰이 가져간 ‘휴대전화’ 재압수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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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 잠금 못 풀어 포렌식 난항

검찰이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의 핵심 인물인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특별감찰반원 ㄱ씨(47)의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을 진행하지 못했다. ㄱ씨 휴대전화의 보안기능이 뛰어나 잠금기능을 풀지 못해 난항을 겪고 있다. 경찰은 검찰이 압수수색해 가져간 ㄱ씨의 휴대전화를 돌려받기 위해 서울중앙지검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다.

4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검찰은 이날 오후 2시부터 다시 ㄱ씨 휴대전화 봉인을 풀고 잠금기능 해제를 시도했다. 이 과정에는 경찰청에서 온 정보분석관 등도 참여했다. 검찰은 전날에도 ㄱ씨 휴대전화 잠금기능 해제를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포렌식 작업을 일시 중지했을 때에는 전자기기를 봉투에 넣은 뒤 도장을 찍고 봉인해놓는다고 한다. 포렌식은 데이터가 담긴 저장매체에 남은 정보를 복원한 뒤 분석하는 방식을 뜻한다.

검찰은 “정해진 절차에 따라 포렌식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지만, 이날 오후까지 이미징 작업을 진행하지 못했다. 휴대전화의 잠금기능을 해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미징이란 휴대전화의 원본 데이터를 그대로 옮기는 작업을 뜻한다. 검찰의 압수물 분석은 이미징을 한 뒤 압수수색 영장에 적시된 범위에 한정해 이뤄진다.

ㄱ씨 휴대전화는 보안이 뛰어난 애플사의 아이폰X로 알려져 있다. 한 차례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로 보안이 더 강화된 상태라고 한다.

포렌식을 두고 검경 간 갈등도 이어졌다. 경찰은 검찰이 압수해 간 ㄱ씨 휴대전화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이날 오후 7시30분 신청했다. 검찰이 지난 2일 서울 서초경찰서 형사팀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가져간 ㄱ씨의 휴대전화를 다시 찾아오겠다는 취지다.

경찰은 검찰 압수수색이 이뤄진 뒤 “변사사건의 유류품을 검찰이 다시 압수수색해 가져가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반발했다. 검찰은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을 규명하는 데 숨진 ㄱ씨의 휴대전화가 중요한 증거이기 때문에 확보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경찰이 ㄱ씨 휴대전화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이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경찰이 압수수색 영장을 먼저 검찰에 신청하고 검찰이 법원에 청구해야 법원 판단을 받을 수 있는 구조여서, 영장을 통해 휴대전화를 확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이날도 형사소송법과 대검찰청 예규를 들어 포렌식 과정 참여를 주장했다. 검찰은 여전히 일부 포렌식 과정 ‘참관’은 가능하지만 압수물까지 공유하는 포렌식 전 과정 ‘참여’는 어렵다는 입장을 냈다.

경찰은 ㄱ씨의 사망 전 행적을 다방면으로 조사 중이다. 유서 원본은 경찰이 검찰에서 3일 돌려받아 원본 증거보존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 서초서는 ㄱ씨의 통화내역을 확인하기 위한 압수수색 영장을 4일 발부받았다.

김원진·고희진 기자 one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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