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국 메이저들이 전기차 개발을 앞세워 대규모 감원에 나선 가운데 앞으로 1년 사이 고용시장 한파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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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각) 독일 자동차산업협회(VDA)에 따르면 올해 말까지 전세계 자동차 판매량이 지난해에 비해 400만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올해 자동차 판매는 금융위기가 강타했던 2008년보다 큰 폭으로 줄어드는 셈이다. 특히 중국 시장이 크게 꺾이면서 전반적인 판매 실적에 흠집을 냈다.
시장조사 업체 IHS인사이트에 따르면 올들어 자동차 메이저들의 승용차 및 소형 트럭 생산 규모는 8880만대로, 지난해에 비해 6% 감소했다.
내년 전망도 흐리다. 독일 VDA는 2020년 전세계 차 판매가 7890만대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망이 맞아떨어질 경우 판매 실적이 2015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는 셈이다.
보다 우울한 전망도 나왔다. 글로벌 차 시장이 적어도 4년 이내에는 지난 2017년 기록한 정점을 다시 보기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이다.
당시 차 판매 실적은 8440만대에 달했다. 불황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관련 업계의 감원 한파 역시 수 년간 구조적 문제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뒤스부르크-에센 대학교의 자동차리서치센터(CAR)의 페르디낭 듀덴호퍼 연구원은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자동차 업계가 휘발유 차량에서 전기차로 무게 중심을 옮기고 있다"며 "이 때문에 독일에서만 앞으로 10년 사이 23만3000명에 달하는 인력이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독일 자동차 업계의 직접 고용은 83만명에 이른다. 장기간에 걸쳐 약 30%에 달하는 인력 감축이 발생할 것이라는 얘기다.
이와 별도로 이날 블룸버그는 연초 이후 전세계 자동차 업계의 감원이 8만명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경제가 상대적으로 강한 확장 기조를 유지하고 있고, 독일 경제 역시 턴어라운드를 보이고 있지만 자동차 시장의 회복을 이끌어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중국의 전기차 보조금 폐지에 따른 충격이 시장 전반에 타격을 가했다는 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와 함께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면전에 따른 경기 한파와 소비자신뢰저하도 고가 소비재에 해당하는 자동차의 수요를 꺾어 놓았다는 분석이다.
이 밖에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를 둘러싼 불확실성과 트럼프 행정부의 끊이지 않는 차 관세 경고 역시 업계의 숨통을 조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주요 업체들이 전기차 생산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배터리 충전소를 포함한 인프라 구축이 미흡해 수요 증가로 이어지지 않는 실정이다.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전날 수입차와 부품에 대한 관세 시행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매파 정책이 강행될 경우 국내외 자동차 업체의 대규모 출혈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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