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 총리, 마크롱 대통령, 트뤼도 총리, 뤼테 총리(오른쪽부터)의 모습 [출처=스푸트니크 뉴스 영상 캡처] |
[아시아경제 뉴욕=김봉수 특파원] '트럼프의 NATO판 리얼리티 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귀국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소식을 전한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의 4일(현지시간)자 기사 제목이다. 정상회의에서 좌충우돌하다 결국 다른 정상들 사이에서 '놀림'을 당한 트럼프 대통령이 예정됐던 기자회견까지 취소한 채 귀국한 것을 비꼰 것이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과 양자 정상회담을 마친 후 늘 하던 기자회견을 갑자기 취소한 후 미국으로 출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트위터를 통해 "오늘의 회담이 끝나면 나는 워싱턴으로 향할 것"이라며 "NATO 정상회의 종료 시점에 기자회견을 하지 않을 것이며, 지난 이틀 동안 너무 많은 일을 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버킹엄궁에서 벌어진 환영 만찬에서 다른 나라 정상들이 자신에 대한 '뒷담화'를 나눈 영상이 공개되면서 '망신'을 당한 상태였다. 러시아 스푸트니크뉴스가 보도한 동영상에 따르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 영국 왕실의 앤 공주 등은 만찬장에서 카메라가 켜져 있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대화를 나눴다.
존슨 총리가 마크롱 대통령에게 왜 만찬에 늦었냐고 묻자 트뤼도 총리가 대신 "그(he)가 40분이나 기자회견을 해서 늦었다"고 말했다. 트뤼도 총리는 이어 "그의 팀들의 턱이 바닥에 떨어지는 것을 봤어야 한다"고 농담하기도 했다. 매체는 대화에서 지목한 'he'가 트럼프 대통령을 지칭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에피소드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정상회담 때마다 상대국 정상을 옆에 세워 놓은 채 장시간 기자들을 상대로 혼자서 일문일답을 하는 결례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다.
영상이 논란이 되자 트뤼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캠프 데이비드에서 개최하겠다고 깜짝 발표한 것을 언급했을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트뤼도 총리를 "이중인격자(two-face)"라고 비난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자신의 국내 정치적 라이벌들을 전 세계에서 웃음거리가 됐다며 비하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NATO 정상회의에선 글로벌 놀이터에서 경멸받는 아이가 된 자신을 발견했다"면서 "정상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비웃고 험담했다"고 지적했다.
뉴욕=김봉수 특파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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