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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예산 앞에선 앞뒤 안 가리는 전남도의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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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의회 보건복지위, 어린이집 운영비

17억원→36억원으로 2배 이상 증액

위원 부인 전남 최대 규모 어린이집 운영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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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도의회 일부 의원들이 내년도 예산안을 심의하면서 속 보이는 증액을 서슴지 않아 눈총을 받고 있다.

전남도의회 보건복지위는 최근 전남도 내년 예산안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어린이집 반별 운영비를 17억7156만원에서 36억6087만원으로 2배 이상 늘렸다. 반별 운영비는 도비 30%와 시군비 70%로 조성하기 때문에 이 액수를 확정하면 시군에선 84억원을 추가로 만들어야 한다. 이번 증액으로 사립 어린이집의 반별 운영비는 올해 월 7만원에서 내년에 20만원으로 오르지만, 국공립 어린이집의 인상은 다음으로 미뤄졌다.

전남도는 지난해 11월부터 전국에서 처음으로 어린이집 1144곳의 7030개반에 운영비를 지원해 왔다. 다른 시도의 경우 재원 부담을 고려해 점진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내년부터 경남도는 월 6만원, 울산시는 월 3만원을 지급하고, 나머지는 도입 시기를 검토하는 중이다.

또 어린이집 급식실 인건비 지원액도 애초 9억9500만원에서 12억8179만원으로 2억9000만원가량 올렸다. 대신 한부모가족 자녀교육비는 2400만원 전액을 삭감했고, 저소득층 미세먼지 마스크 보급비는 39억원 중 절반인 18억원을 깎는 등 사회적 약자한테 배려가 부족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이 위원회 소속 한근석 의원의 부인은 정원 315명의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다. 전남에서 규모가 가장 큰 어린이집이다. 한 의원은 의정활동 과정에서 “행정기관의 어린이집 지도점검이 지나치다. 공기청정기 자부담 비율(20%)이 너무 높다”는 등 발언을 하기도 했다. 한 의원은 내년 예산안을 다루는 예결위의 부위원장이다.

어린이집 운영비를 늘리자고 주장한 오하근 의원은 “원아가 줄어 경영이 어려운 어린이집을 지원해야 한다. 민간 어린이집은 우선 월 20만원씩 지급하고, 국공립은 내년 상반기 추경을 통해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도의회 안팎에서는 순천 출신인 두 의원이 부인이 운영하는 어린이집과 요양병원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서로 품앗이를 한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도의회는 6일까지 예결위에서 예산안 심의를 마치고, 12일 본회의를 열어 예산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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