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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은행권 DLS·DLF 사태

난청 79세 치매환자에 DLF 판매···역대최대 80% 배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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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금감원 DLF 관련 분쟁조정위원회 개최

은행 내부통제 부실 책임, 배상 비율에 포함

난청인 79세 치매환자에겐 80% 배상 결정

중앙일보

DLF피해자 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DLF 사태, 금감원 분조위 개최에 대한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대책위는 이날 "DLF 사태가 이 지경까지 이르게 된 데는 금융당국의 책임도 크다"면서 "금감원이 나서 두 은행에 DLF 계약무효 및 일괄배상 명령을 내릴 것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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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원금손실 사태를 일으킨 해외 금리 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 피해자가 최대 80%까지 배상받을 수 있게 됐다. 80%는 역대 최고 수준의 배상 비율이다. 2014년 동양그룹의 기업어음ㆍ회사채 불완전판매 때는 최대 70%의 배상 비율이 나왔다.

금융감독원은 5일 열린 금융분쟁조정위원회에서 해외금리 연계 DLF 손실은 입은 6건 사례를 모두 ‘불완전판매’로 판단하고 배상비율을 40~80%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문제가 된 DLF 사태로 지난달 말까지 접수된 276건의 분쟁조정 건 중 만기상환이나 중도상환으로 손실이 확정된 210건이 분쟁조정 대상이 됐다.

역대 최고 수준의 배상 비율이 나온 것은 이번 사태가 은행권의 ‘불완전판매’로 가닥이 잡히면서다. 투자자성향 고려없이 은행 직원이 투자자 성향을 ‘공격투자형’으로 임의 작성(적합성 원칙 위반)하거나 초고위험상품인 DLF를 권유하면서 ‘원금전액손실 가능성’ 등 투자자 위험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설명의무 위반) 것 등이 문제가 됐다.

설명의무 위반과 적합성 원칙 위반은 기본배상 비율의 30%를 차지한다. 과도한 수익추구 영업전략에 따른 은행 본점의 내부통제 부실 책임(20%)도 처음으로 배상비율에 포함됐다. 여기에 초고위험상품 특성(5%)을 더한 55% 배상비율에서 투자자와 은행의 책임사유에 따라 비율은 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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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F 사태’분쟁조정 사례별 불완전판매 배상비율.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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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조위가 불완전판매로 판단한 6개 사례는 앞으로 DLF 사태와 관련한 불완전 판매 배상비율의 기준이 된다. 이중 우리은행이 투자 경험이 없고 난청인 고령(79세)의 치매 환자에게 판 상품에 대해서는 손해액의 80%를 배상하도록 했다. 투자 경험이 없는 60대 주부에게 ‘손실확률 0%’ 강조한 경우 역시 가중돼 배상비율이 손실액의 75%로 결정됐다.

이처럼 투자 경험이 없고 고령자 등 금융 취약계층에게 불완전판매한 경우 은행의 책임이 가중사유가 된다. 하나은행은 초고위험상품에 대한 명확한 설명 없이 불완전 판매한 부분에 대한 배상비율이 높았다. 예금 상품 요청 고객에게 기초자산(영국과 미국 통화의 이자율 스와프)을 잘못 설명했거나 잘못 이해한 것을 알고도 설명 없이 판매한 경우 55~65% 배상 비율이 결정됐다.

김상대 금감원 분쟁조정2국 국장은 “사례에서 나타난 배상 기준에 따라 판매 금융사와 투자자 간 자율조정이 이뤄진다”며 “구체적인 배상기준이 정해지면 은행이 최종적으로 배상계획을 세워 고객에게 안내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분쟁조정 신청자와 은행이 20일 이내에 조정안을 수락하면 조정은 성립된다. 조정이 성립되면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이 발생된다. 김 국장은 “다만 앞으로 불완전판매에 대한 사법당국 수사결과에 따라 재조정 가능하다는 조정 결정문을 명시해뒀다”고 덧붙였다.

분조위 결정을 수용하겠다는 은행 측 입장엔 변화가 없다.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은 모두 분조위 결정을 수용하고 조속히 배상절차에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투자자는 분조위 결정이 미덥지 못하다는 반응이다. DLF피해자대책위원회 관계자는 “키코나 동양증권 사태 때보다 은행 측의 사기성 판매 정황도 더 명확하기 때문에 모든 투자자에게 일괄 70% 수준의 배상비율이 적용돼야 한다”며 “최소 배상비율이 40% 수준이라면 민사소송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번에 문제가 된 해외금리 연계형 DLF는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 등에서 총 7950억원 규모로 판매됐다. 평균 손실률은 52.7%, 최대 손실률이 98.1%에 달한다.

염지현ㆍ정용환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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