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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송병기, 지방선거 전 靑행정관 만나 송철호 공약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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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월 송병기·송철호·캠프참모 등 3人 청와대 행정관 만나

1시간 동안 공공병원 유치 공약 관해 논의

송철호 당선 후 울산시 공공병원 유치 확정

야당 “공직자가 공약 수립 도움주는 건 선거개입”

중앙일보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이 5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비리 제보와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송봉근 기자 (2019.12.5.송봉근) bb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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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비리 첩보 최초 제보자로 드러난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이 6·13 지방선거 전인 지난해 1월 청와대 관계자를 만나 송철호 울산시장의 공약 사항을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야당에서는 공무원 신분인 청와대 인사가 민간인 신분인 선거캠프 핵심 인사를 만나 공약을 논의한 것은 선거개입이라고 주장하며 반발하고 나섰다.

5일 중앙일보 취재 결과 송 부시장은 지난해 1월 송철호 울산시장과 캠프 내 핵심참모인 정모 씨와 함께 청와대 앞 식당에서 청와대 균형발전비서관실 A 행정관을 만났다. 1시간 가량 이어진 자리에서 이들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공공병원 유치사업’에 관해 논의했다.

당시 동석했던 정모씨는 중앙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송 시장이 대선 공약 가운데 5개의 지역 공약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해해서 송 부시장과 함께 청와대 행정관을 만났다”며 “지방선거에 내놓을 공약을 만들기 위해서는 대선 공약인 공공병원 사업 유치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A 행정관은 민주당 당직자 출신으로, 송 시장 측이 당을 통해 소개를 받아 만나러 갔다는 게 정씨의 설명이다.

송 부시장이 A 행정관을 만났다는 지난해 1월은 그가 김 전 시장 관련 비위를 청와대에 제보한 시점으로부터 불과 3개월 뒤다. 송 부시장은 이 시기에 울산경찰청의 김 전 시장 측근 비리 수사와 관련해 참고인 조사를 받고 있었다.

송 시장의 선거캠프는 그로부터 1개월 뒤인 지난해 2월 공식 출범했다. 송 부시장은 정책팀장을 맡아 ‘울산 공공병원 건립’ 공약을 만들어냈다. 지방선거에 출범한 송 시장은 이를 공약으로 내걸었고, 지난 1월 울산시가 공공병원 유치하는 것으로 확정됐다. 울산 울주군 범서읍 굴화 공공주택지구에 2025년 개원을 목표로, 2059억원의 사업비가 들어가는 대규모 사업이다.

중앙일보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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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병원 유치는 울산시의 숙원사업으로 박근혜 정부 때부터 논의됐으나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여당 후보인 송 시장이 당선된 후 공공병원 건립이 확정된 것을 두고 ‘공무원 신분인 행정관이 부당하게 선거 과정에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자유한국당 관계자는 “청와대가 송 시장의 출마를 충분히 예견할 수 있는 상황에서 공약 수립 등에 도움을 주는 것은 선거개입이다”며 “청와대의 정치 관여 문제가 불거질 수 있는 소지가 크다”고 주장했다.

이에 울산시는 정당한 정치 활동이었다고 반박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집권 여당의 시장 후보로서 대선 공약과 궤를 같이하는 공약을 내걸어야 실현 가능성이 커진다”며 “지킬 수 있는 공약을 만들기 위해 청와대 인사를 만난 게 불법이라면 정상적인 정치 활동은 도대체 어디까지인가”라고 반문했다.

울산=이은지·김정석·최은경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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