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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

샤프 前사령관까지 “(방위비)몇푼 얻으려 한미동맹 포기 말라”,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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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프 전 사령관, 워싱턴서 대담 참석

-"한국은 GDP 대비 방위비 가장 높아"

-"분담금 높이면 한국 국방예산 증액"

-분담금 낸 한국, 미국무기 못 살 수도

헤럴드경제

월터 샤프 전 주한미군사령관(오른쪽)이 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관련 컨퍼런스에 참석하고 있다. 그는 다음날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방위비 분담금 관련 대담에도 참석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월터 샤프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5일(현지시간)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해 “몇 달러를 위해 동맹을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샤프 전 사령관은 이날 워싱턴에서 한미경제연구소가 개최한 방위비 분담금 관련 대담에 참석해 “동맹이 가장 중요한 것이 돼야 한다. 동맹의 가치가 전체 논의에 포함돼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방위비 지출이 가장 높은 국가”라며 이 비율이 2.7~2.8%에 달한다고 언급한 뒤 “우리의 어느 동맹보다 더 높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2배, 3배, 4배든 5배든 증액이 생긴다면 그 돈은 한국 정부 어딘가에서 나오는 것임을 고려해야 한다”며 “나는 그 돈이 국방비에서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그 돈은 한국이 자국 방어에 얼마나 지출하고 해외 무기 구매에서 우리 물건을 사는 데 얼마나 쓸지와 직접 관련이 있다”며 “이러한 부분 또한 저울질 돼야 한다”고 했다.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은 결국 미국산 무기구입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대담에 참석한 다른 미국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장하는 대로 현재의 5배에 달하는 50억달러 요구는 지나치다는 입장을 보였다.

스콧 해럴드 랜드연구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깊은 연구를 통해 50억달러(약 6조원)라는 숫자를 찾아냈다고 믿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평택 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 건설비용 110억달러(약 13조1000억원) 중 한국이 약 90%를 부담한 것도 한국 기여분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는 미국 측이 계속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주장한다면 미군을 달러를 벌기 위한 용병으로 변화시킬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케일 페리어 한미경제연구소 국장은 미국이 ‘눈에 보이는’ 돈을 추구하다 보면 ‘눈에 보이지 않는’ 더 광범위한 것을 놓칠 수 있다며 “결국 재정적으로 훨씬 더 많은 돈을 잃을 수 있어 일종의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기조 발제자로 나온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은 방위비 협상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는 가운데 주한미군 철수론이 나올 경우 한국 내 반미감정 고조와 함께 자체 핵무장론이 대두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송 전 장관은 “미국의 요구는 주한미군의 정체성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주한미군은 한국 국민들의 존경을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주한미군이 철수하면 한국에서는 핵무장을 한 북한과 함께 살 수 없다는 생각이 강한 지지를 받을 것”이라며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분담금을 더 많이 내지 않으면 (주한미군이) 철수해야 한다고 말할지도 모른다”고 했다. 이어 “그러고 나면 한국인은 누구로부터 핵우산을 얻을지 생각할 것이다. 해답은 스스로 핵우산을 만드는 것”이라며 “그것은 의심할 여지없이 이미 흔들리고 있는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를 약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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