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보 “美 입장 유지…구체적 결과 도달 못했다”
-‘파행’은 없었지만, 한미 입장 차이는 좁히지 못해
-이달 내 5차 협상 진행…“이른 시일 내 타결 노력”
정은보 방위비분담협상 대사(왼쪽)가 5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특파원들과 문답을 하고 있다. 정 대사는 지난 3~4일 미국 측과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4차 회의를 진행한 뒤 이날 귀국길에 올랐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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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내년도 주한미군의 방위비 분담액을 결정하는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협상이 이어지고 있지만, 애초 목표했던 ‘연내 협정 타결’은 멀어지는 모양새다. 한미는 연내에 5차 협상을 열어 협상에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이지만, 분담 항목을 두고 양국 간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지난 협정처럼 해를 넘겨 협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우리 측 협상 수석대표를 맡은 정은보 방위비분담협상대사는 5일(현지시간) 네 번째 협상을 마치고 귀국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미국 측의 입장이 유지되고 있다”고 협상 진행 상황을 설명했다.
정 대사는 네 번째 협상 결과를 묻는 말에 “계속적으로 이견을 좁혀나가야 할 상황이고 구체적으로 결과에 도달한 것은 아니다”라며 “상호 간의 이해의 정도는 계속 넓혀가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미국 입장에서는 아직 구체적인 결과물을 만들어 내기까지는 미국 측의 입장대로 유지되고 있다고 보시는 것이 맞을 것 같다”고 했다.
정 대사의 설명은 기존 SMA 틀에서 규정하고 있는 분담 항목에 더해 주한미군의 인건비와 역외 훈련비용, 순환배치 비용을 추가로 부담하라는 미국 측의 요구에 변함이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미국 측은 이를 바탕으로 내년도 분담액으로 최대 50억 달러(약 5조8000억원)를 요구하고 있는데, 올해 분담액(1조389억원)의 5배가 넘는 수치다.
우리 정부는 미국 측의 인상 요구에 대해 “우리는 기존 SMA 틀 안에서 협상이 진행돼야 한다는 점을 미국 측에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달 18일부터 이틀간 서울에서 열렸던 세 번째 협상에서는 미국 측 협상단이 먼저 “한국 측의 요구가 미국의 요구에 부응하지 않는다”며 파행을 선언하는 모습도 연출됐다. 이번 협상에서는 비슷한 상황이 반복되지는 않았지만, 한미 간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으며 ‘연내 협정 타결은 어렵다’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ᆞ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해 “방위비 분담률이 낮은 국가에 대해서는 무역 문제를 제기하겠다”는 강경 발언을 하며 협상 분위기는 더 무거워졌다. 정 대사는 “무역이나 주한미군 문제가 협상 테이블에서 논의되지는 않았다”고 선을 그었지만, 협상 시한이 다가오며 미국 측의 압박 수위는 점차 높아지고 있다.
한미 양국은 지난 2월 해를 넘긴 협상 끝에 제10차 SMA 협정을 체결하며 협정시한을 연말로 설정했다. 이 때문에 당장 내년도 주한미군 운용을 정상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연내에 협상이 타결돼야만 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양국은 협상 속도를 높이기 위해 이달 내 다시 다섯번째 협상을 서울에서 하기로 합의했다. 정 대사는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에 여러 이슈에 대한 타결들이 함께 진행되기 위한 노력을 해나가겠다”며 “한미관계가 SMA 협상을 통해서 더욱 공고해지고 연합방위태세와 관련된 능력들이 강화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협상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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