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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하명수사’에 얽힌 쟁점 세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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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비리의 ‘하명수사’ 의혹을 놓고 청와대 행정관에게 관련 비리를 처음 제보했다는 송병기 울산 경제부시장과 박기성 전 김 시장 비서실장을 소환조사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은 김 전 시장과 송철호 울산시장, 황운하 사건 당시 울산경찰청장, 백원우 민정비서관 등 관련자들을 잇따라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어서 하명수사 의혹을 둘러싼 진실이 어떻게 가려질지 주목된다.

■“송 부시장이 제보했다” vs “먼저 물어왔다”

사건의 핵심은 청와대가 김 전 시장 측근에 대한 수사를 지시했는지 여부와 청와대 행정관에게 2017년 10월 건네진 첩보의 입수경위와 첩보의 내용이다.

청와대는 “문모 행정관이 송병기 부시장으로부터 2017년 10월 사회관계망서비스로 김 전 시장 측근들의 비리행위를 제보함에 따라 이를 요약·정리해 민정비서관과 반부패비서관실을 경유해 경찰청으로 넘겨줬다”고 밝혔다.

하지만 송 부시장은 “2014년쯤부터 알고 지낸 문 행정관이 먼저 연락해와서 김 전 시장 측근 비리에 대해 울산지역에 널리 알려졌고, 대부분 언론에 보도된 일반적이고 통상적인 얘기를 나눴을 뿐”이라며 “당시 ‘제보’라는 개념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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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이 지난 5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비리 제보와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의 말이 진실이면 통상적 업무처리일 수 있지만, 송 부시장의 말대로 청와대가 먼저 김 전 시장 측근 비리를 문의하고, 송 부시장의 말을 정리해 수사기관에 이첩했다면 선거개입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

송 부시장의 첩보 내용도 논란거리다.

송 부시장이 말한 ‘시중에 떠도는 통상적 얘기’는 2014년 김 전 시장 형제들이 울산 북구의 한 아파트사업 컨설팅을 하는 과정에 울산시가 힘을 실어주지 않았느냐는 소문이 2016~2017년 전후해 떠돌던 것을 말한다. 당시 울산시에 아파트 부지 매입을 둘러싼 주민 민원이 잇따랐고, 건설업자 ㄱ씨도 해당 사업의 부당성에 관해 울산시와 울산경찰에 고발했다. 일부 지역언론도 간헐적으로 아파트 민원을 둘러싼 주민 민원을 보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송 부시장이 해당 아파트 사업 과정에서 김 전 시장 동생이 사업시행사와 맺은 ‘30억원 용역계약’이나 박기성 시장 비서실장의 레미콘 납품압력(직권남용) 등의 비리행위까지 청와대 행정관에게 알렸다면 이는 시기적으로 맞지 않다. 이 내용은 경찰이 2018년 3월16일 김 전 시장 비서실장실을 압수수색하면서 본격적으로 알려졌고, 언론에 보도됐다.

■“전방위 하명수사 통한 선거개입” vs “청와대 첩보 관련수사는 비서실장 비리 1건뿐”

자유한국당과 김 전 시장 측은 지난해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찰이 김 전 시장 형제의 아파트 사업 개입건, 김 전 시장의 국회의원 시절 쪼개기 후원금 의혹, 박기성 김 전 시장 비서실장의 레미콘 납품 압력사건 등 전방위 수사를 벌여 결국 김 전 시장을 선거에서 낙선케 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경찰은 황운하 청장이 2017년 8월 부임한 뒤 이처럼 세 갈래 수사를 벌였다. 하지만 경찰은 김 전 시장 형제의 비리행위에 대해 2016년쯤 건설업자 ㄱ씨가 고발한 내용에 대해 수사 진척이 없자 이를 다시 수사토록 한 ‘고발사건’이라고 밝혔다.

또 2014년 김 전 시장의 국회의원 시절 쪼개기 후원금 사건은 울산의 한 대기업 하청업자가 후원금 지급 이후 대가가 없다며 반발한 사실을 파악해 벌인 ‘인지사건’이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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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검 수사관들이 지난 6일 송병기 울산 부시장 집무실에서 압수수색한 후 압수물을 들고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이 청와대의 첩보 이첩으로 수사한 사건은 박기성 김 전 시장의 비서실장이 지역레미콘조합으로부터 부탁을 받고 지역건설업체에 레미콘을 납품하도록 압력을 행사(직권남용)했다는 사건뿐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당시 박 비서실장이 산하기관의 인사에 개입했다는 첩보도 있었지만, 혐의가 없었던 것으로 봤다.

경찰은 또 김 시장 형제의 아파트 사업 비리와 관련해 건설업자 ㄱ씨가 김 전 시장을 포함한 삼형제를 모두 피고발인으로 지목했지만, 김 전 시장에 대해서는 ‘참고인’으로 분류했고, 참고인 소환조사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황운하 청장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어서 수사에 매우 신중을 기했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전 시장이 지방선거 울산시장 후보로 공천받은 2017년 3월16일 비서실장실을 전격 압수수색한 것에 대해 경찰은 “당일 공천확정일인지조차 몰랐고,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된 것에 맞춰 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또 “김 전 시장의 형제들이 경찰에 출석하지 않거나 잠적해버려 수사가 지연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청와대 인사 직접 접촉하며 선거전략 수립” vs “울산지역 대선공약 진행과정 문의했을 뿐”

자유한국당은 송 부시장을 비롯한 송철호 선거캠프 참모 일행이 지난해 1월 청와대 자치발전비서관실 행정관을 서울에서 직접 만난 것에 대해서도 청와대의 선거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송 부시장 일행이 청와대 행정관을 만난 것은 송 부시장이 문모 청와대 행정관에게 김 전 시장 측근 비리를 제보한 지 석 달 만이고, 송철호 더불어민주당 울산시장 후보가 정식 선거캠프를 발족한 그해 2월을 한 달 앞둔 시점이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 “대통령의 울산지역 공약에 관해 설명하는 자리였다”고 밝혔다. 송 부시장 쪽도 “공공병원 건립 등 대통령의 울산지역 공약사업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자리였을 뿐 김 전 시장 측근 비리 등에 관한 얘기는 일절 없었다”고 해명했다.

실제로 송 부시장 일행과 청와대 행정관의 만남 이후 울산 공공병원 건립은 송철호 시장 후보의 주요 공약으로 제시됐다.

백승목 기자 smbae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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