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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여성 이야기 주목받은 올해 극장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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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82년생 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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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전 세계적으로 여성 단독 주연 영화가 열풍을 일으킨 가운데 한국에서는 '82년생 김지영'의 선전이 돋보였다. 100만부 넘게 팔린 동명 소설의 인기를 따라잡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무려 367만명이 봤다. 평범한 30대 여성의 이야기를 원작보다 따뜻한 시선으로 공감대 높게 그려낸 것이 성공 비결로 꼽힌다.

이 작품을 투자·배급한 롯데엔터테인먼트는 한국 극장가에서도 여성 서사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고아성이 유관순으로 분한 '항거: 유관순 이야기'는 10억원도 되지 않는 예산에도 관객 115만명을 끌어들였다. 서대문형무소에 갇힌 유관순이 주변 여성과 연대를 통해 고난을 이겨내는 모습을 부각했다.

여성 주연작을 많이 만들 뿐 아니라 여자 감독에게도 더 자주 메가폰을 쥐게 하고 있다. 엄유나 감독의 첫 작품인 '말모이'는 관객 287만명을 동원하며 손익분기점을 넘겼으며, 전작 '우리들'을 통해 관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은 윤가은 감독의 후속작 '우리집'은 관객 5만여 명을 불러 모아 저예산 영화 히트작에 올랐다.

여전히 남성 위주인 한국 영화계에서 롯데엔터테인먼트가 여성에 집중하는 건 취향의 파편화라는 트렌드 때문이다. 음악계에서 아이돌 일변도의 음원 순위가 깨지고, 방송가에서 지상파 절대 권력이 무너진 흐름이 곧 영화계로도 넘어올 것이라는 예측이다. 롯데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과거에는 초대형 블록버스터를 흥행 공식에 맞춰서 배급하는 것만으로도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더 다양한 수요를 맞출 수 있는 영화사만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2012년부터 롯데 크리에이티브 공모전을 통해 재능 있는 신인 작가를 주류 영화계로 편입시키는 데 집중하고 있다. 올해 253만명을 동원하며 손익분기점을 크게 돌파한 '증인'은 2015년에 이 공모전에서 수상한 작품이다. 롯데엔터테인먼트는 이 작품을 투자·배급했으며 지난 3월 홍콩영화제 공식 초청, 주연 정우성의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 수상이라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다만 올해 1000만 관객 작품을 내지 못했던 점은 그룹 내부에서 다소 아쉬운 부분으로 지적된다. 이달 말 개봉하는 '천문: 하늘을 묻는다'의 흥행 추이가 주목받는 이유다. '8월의 크리스마스' 허진호 감독이 연출하고, 한석규가 세종대왕, 최민식이 장영실을 연기했다. 내년엔 류승완 감독 '탈출: 모가디슈'(가제)와 '강철비' 양우석 감독 신작 '정상회담'을 선보인다.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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