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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예산안 단독 처리→거리정치···9년 만에 ‘후진 국회’ 재연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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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위 밀실 협상하던 예산, 제1 야당도 건너 뛴 채 통과

한국당 “여당이 예산 세부 변동 내역도 숨겨, 세금도둑질”

예산안 단독 통과 후 여야 '극한 대립'한 2010년 데자뷔

한국당 14일 광화문서 거리 집회 시작 전국규모 투쟁 나서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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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정기국회 종료를 3시간 남긴 시점에서 ‘4+1 협의체’가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채 예산안을 넘기면서 정국은 태풍을 마주하게 됐다. 내년도 예산안은 처리 과정에서 지난 4월부터 국회를 마비시키다시피 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선거법·공수처법) 처리와 맞물려 진통을 겪었다. 여야 3당은 주요 예산의 증액과 감액에 큰 의견 차를 보이며 속기록도 남지 않는 초법적 밀실심사 기구라는 비판을 받은 ‘예산안등조정 소소위원회’로 진행했다. 하지만 한국당이 선거법과 공수처법의 부의와 처리 시기를 두고 크게 반발하자 예산 심의는 멈췄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바른미래당과 정의당, 민주평화당+대안신당과 함께 ‘4+1 협의체’를 만들어 한국당을 뺀 채 예산 심사를 강행했다. 한국당은 법적 근거가 없는(교섭단체·의원 20인 이상) 예산 심의라고 으름장을 놓으며 협조한 기획재정부 공무원들을 형사처벌하겠다고 경고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파행을 거듭하던 예산 심사는 정기국회 종료를 하루 앞둔 9일 심재철 의원이 한국당의 새 원내대표에 선출되면서 3당 교섭단체 협상이 복원되며 다시 진행됐다. 3당은 전날 새벽까지 이어진 릴레이 협상과 이날 문희상 국회의장의 주재로 열린 원내대표 협상에서도 의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한국당이 예산 심사 과정을 합의 뒤집기 무대로 전락시켰다”며 “민생이 더 이상 유보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결국 이날 오후9시께 문 의장은 4+1 협의체의 한국당을 제외한 예산안 수정안을 상정했고 한국당 의원들이 집단 반발하는 가운데 표결을 통해 통과됐다.

예산은 적자 국채를 약 60조원가량 발행해 사상 최대인 512조원으로 편성됐다. 하지만 세부내용의 변동사항을 제1야당조차 모른 채 통과됐다. 심 원내대표는 “이번 513조원이 넘는 예산안에서 무엇을 증액했는지, 무엇을 감액했는지, 누구 호주머니로 들어가는지 아무도 모른다”며 “제1야당에 그 항목을 한 번도 공개하지 않는 전대미문의 깜깜이 예산”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날치기에 법적 근거도 없는 예산안을 통과시켰다”며 “세금 도둑질에 국회의장이 동조하고 나섰다. 민심이 심판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후폭풍은 피할 수 없다. 최근 10년간 여당이 제1야당을 제외한 채 예산안을 통과시킨 것은 이명박 정부 때인 2010년과 한국당이 표결을 거부했던 2017년이다. 하지만 상황은 ‘4대강 예산’을 두고 극한 대치를 했던 2010년에 가깝다. 당시 예산안 단독처리 야당인 민주당은 ‘이명박 정부의 민간 쿠데타’ ‘독재선언’이라는 표제까지 내걸고 강경한 거리투쟁을 하며 국회가 마비됐었다. 당시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서울광장에서 100시간 천막 농성에 돌입했고 지도부는 전국 권역별로 ‘대정부 규탄대회’와 예산 무효 서명운동을 벌였다.

이후 여야는 매년 반복되는 예산안 진통을 막기 위해 2021년 국회선진화법을 만들었다. 20대 국회에는 국회선진화법에 근거해 데드라인(12월2일)을 넘겨도 여야 합의로 예산안을 처리하는 관행이 생겼다. 하지만 여당이 ‘4+1 협의체’를 통해 예산안을 단독으로 넘기면서 제1야당이 전국적 규모의 거리 투쟁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폭탄은 또 있다. 4+1 협의체가 공직선거법과 관련해 큰 틀에서 ‘250(지역구 의석) 대 50(비례대표 의석), 연동률 50% 적용’ 방안에 잠정 합의하고 이를 ‘쪼개기’ 임시국회를 통해 강행 처리할 태세다. 예산안 처리에 이은 2차 ‘전면전’에 곧바로 돌입하는 것이다.

거리 투쟁은 돌아오는 주말 곧바로 시작된다. 한국당은 14일 황교안 대표를 중심으로 서울 광화문에서 ‘친문농단’ 규탄 장외집회를 연다. 올 10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 이후 두 달 만에 열리는 장외집회다. 여기에 예산안 단독 처리와 선거법·공수처 법안까지 임시회의에서 통과되면 보수층이 결집하며 집회가 전국적 규모로 커질 수 있다. 한국당은 광화문에 이어 다음주 영남권에서도 대규모 거리 투쟁에 나설 계획까지 세웠다. 2010년 극단적 대립을 겪은 사태가 재연되는 것이다. 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거리 집회는 황 대표의 강한 의지가 반영됐다”며 “서울에서 집회를 한 뒤 다음주 영남권을 시작으로 전국 단위의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구경우·안현덕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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