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56818451 0022019121156818451 04 0401001 6.1.15-RELEASE 2 중앙일보 0 false true true false 1576012428000 1576028796000

트럼프 때릴 결정적 증거 못찾았다…'뇌물죄' 빠진 탄핵안

글자크기

뇌물죄, 강요죄 등 범죄 혐의 적시 안해,

권력 남용, 의회 (탄핵) 방해 2개 혐의만

'바이든 수사' 청탁 통화땐 조건 안 밝혀

트럼프 "마녀사냥, 어떤 압력도 없었다"

백악관 "상원에서 완전히 무죄 밝힐 것"



트럼프 "범죄없는 최경량, 최약체 탄핵…순전히 정치적 광기"



중앙일보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민주당)이 10일 기자회견에서 제리 내들러 법사위원장(왼쪽)과 애덤 시프 정보위원장(가장 오른쪽)과 함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권력 남용과 의회 방해 혐의로 탄핵한다는 탄핵안 내용을 공개했다.[EPA=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낸시 펠로시 미국 민주당 하원의장이 10일(현지시간) 권력 남용과 의회 방해 혐의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한다는 결의안을 공개했다. 9페이지 분량의 탄핵안에는 최대 쟁점이던 '퀴드 프로 쿼(quid pro quo·대가성 뇌물)', 뇌물·강요죄는 들어있지 않았다. 민주당이 두 달여 탄핵 조사와 청문회를 벌였지만, 대가성을 입증할 스모킹건, 결정적 증거를 찾지 못했다는 뜻이다.

미 헌법은 대통령은 반역죄와 뇌물 또는 다른 중대 범죄와 비행을 저질렀을 때 탄핵을 통해 직에서 파면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리 내들러 하원 법사위원장이 작성한 트럼프 탄핵안은 이와 관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중대 범죄와 비행으로 탄핵한다"고 시작한다. 뇌물 혐의를 적용하지 않은 것이다. 두 개 조문(Article) 가운데 첫째가 외국 정부에 2020년 대선 경쟁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수사를 요청해 권력을 남용한 혐의다.

중앙일보

제리 내들러 미 하원 법사위원장이 10일(현지시간) 공개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탄핵안. 뇌물죄 없이 권력 남용과 의회 방해 두 개 혐의만 포함하고 있다.[중앙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고 공직 권한을 이용해 자신의 재선을 위해 우크라이나에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해 수사를 한다고 공개 발표하도록 요청해 2020년 대선 개입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탄핵안은 최대 쟁점인 대가성과 관련 뇌물죄를 적용하는 대신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수사 요구에 직·간접적으로 3억 9100만 달러 규모의 우크라이나 군사원조 집행과 백악관 정상회담이란 두 개 공식 조치를 "조건으로 달았다(condition)"고 밝혔다. 또 이런 행동이 폭로될 상황에 직면하자 원조를 제공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개인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국가 안보를 훼손하고, 부정 선거를 위해 외국 정상을 동원해 공직을 남용했다고 결론 내렸다.

두 번째 혐의는 하원의 헌법상 고유한 대통령 탄핵 권한을 무시하고 백악관·행정부에 합법적인 자료제출 명령(subpoena)을 거부하도록 지시했다는 것이었다.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로버트 블레어 비서실장 보좌관, 마이클 엘리스 백악관 부 법률고문 등의 의회 증언을 거부하도록 지시한 혐의도 포함했다. 이런 행동들로 미 하원의 유일 권한인 대통령 탄핵권 행사를 침해했다고 했다.

뉴욕 타임스는 "하원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을 초기에 검토했던 뇌물죄나 강요죄로 탄핵 소추를 하지 않기로 한 것은 구체적 범죄 혐의를 적시할 경우 법률적이고 사법 판례상 논란을 부를 것을 우려한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법리적으로 A(바이든 수사)를 하면 B(원조)를 해주겠다는 대가관계가 분명하지 않다는 뜻이다.

중앙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 밤(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허쉬 유세에서 탄핵안에서 뇌물죄가 빠진 데 대해 "민주당의 탄핵 조문에 구체적 범죄가 왜 하나도 없느냐"며 "역대 초경량급, 최약체 탄핵"이라고 공격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제의 7월 25일 통화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군사원조에 관해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게다가 당사자인 젤렌스키 대통령도 "압박은 없었다"고 한 상황이라 범죄혐의 구성이 어렵다고 법률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 점을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그는 이날 저녁 펜실베이니아 유세에서 "왜 탄핵안 조문에 구체적 범죄가 하나도 포함되지 않았느냐"며 "미국 역사상 가장 최경량(lightest), 최약체(weakest) 탄핵"이라고 공격했다. 그는 앞서 트위터에선 "역사상 가장 강한 경제를 만든 것을 포함해 가장 성공적인 대통령직을 수행하고 있고, 가장 중요하게는 아무 잘못도 없는 대통령을 탄핵하는 것은 순전히 정치적 광기"라고 비난했다.

민주당이 장악한 하원은 크리스마스 연휴 이전인 다음 주 탄핵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하지만 워싱턴포스트는 "민주당 일부 중도파 의원들은 역풍을 우려해 탄핵보다 한 단계 낮은 불신임 표결을 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며, 온건파 의원들은 두 번째 혐의 의회 방해는 뚜렷한 증거가 없다고 당론과 달리 부결해야 한다는 논의를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스테파니 그리샴 백악관 대변인은 "아무 근거 없는 두 개 혐의 발표는 대통령에게 상처를 주지 못하면서 국민만 가슴 아프게 한다"이라며 "대통령은 상원에서 거짓 혐의를 소명할 것이고 완전히 무죄임이 밝혀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공화당이 53명 과반인 상원에서 3분의 2, 67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한 탄핵·파면안이 통과될 리 없다고 자신한다는 뜻이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