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춘 인천시장은 직접 브리핑을 자처하며 부평 미군기지(캠프마켓) 반환 결정을 반갑게 맞았다.
박 시장은 11일 오후 인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1939년 일제강점기 조병창부터 광복이후 주한미군기지로 사용된 부평 캠프마켓이 80여년만에 시민 품으로 돌아왔다"면서 "시민과 반환 기지 활용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정부는 인천 캠프마켓을 포함해 강원도 원주의 캠프이글, 캠프롱, 경기도 동두천의 캠프호비 등 4개의 주한미군기지 반환을 발표했다.
이중 부평 캠프마켓은 기지 전체를 반환하되 제빵공장은 내년 8월까지 가동되는 점을 감안해 그 이후 반환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박 시장은 정부의 캠프마켓 반환 발표에 맞춰 캠프마켓 미래전략을 별도로 발표했다.
우선 캠프마켓내 안전 문제를 완전히 해소해 지금 상태 그대로 개방하고, 캠프마켓 남측 야구장부지에 주민참여공간(인포센터)을 만들어 캠프마켓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시민은 이곳에서 자유로운 의견을 낼 수 있다. 이와함께 인천시는 매월 한차례 시민투어와 전문가·시민토론이 가능한 라운드 테이블을 운영해 캠프마켓 활용방안에 대한 다양한 시민의견을 들은 뒤 2021년까지 지구단위계획을 변경하기로 했다.
동시에 캠프마켓 관련 자료를 모아 미래세대에 전하기로 했다. 일제 조병창 시설 사진·영상, 그 시절의 이야기, 미8군사령부 주둔부터 캠프마켓으로 이어진 자료를 구축해 미래세대가 과거를 잊지 않고 살아갈 수 있도록 준비할 예정이다.
박 시장은 "'캠프마켓 조속반환을 위한 시민참여위원회' 결의문을 채택해 정부에 건의하는 등 민관이 한몸으로 준비한 결과 조속한 반환이 이뤄졌다"면서 "캠프마켓이 시민 모두가 공유하고 공감하는 공동체 공간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인천시는 캠프마켓 서측에 선제적으로 건설한 장고개길 도로를 이달내 개통하고, 북측은 환경정화후 동서를 관통하는 도로를 연결할 방침이다.
경기도에서는 동두천 미군기지 한 곳이 유일하게 포함되자 지역별 온도차를 드러냈다.
이날 국방부가 발표한 4개 반환 미군기지중 경기도에서는 동두천 캠프호비 내 쉐아사격장이 유일하게 포함됐다. 캠프호비는 전체부지가 1405만㎡ 규모로, 2012년 영외훈련장인 1097만㎡가 반환돼 308만㎡만 미반환 상태로 남아있다. 그러다 이번에 기지내 사격장 5만2000㎡가 추가로 반환대상에 포함됐다. 실제 미군이 사용하는 서쪽 평지 지역은 이번 반환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번에 반환이 결정된 사격장은 용지가 작은 데다 남쪽에 LNG 복합화력발전소가 들어서 발전소 측이 사용하지 않는 한 민간 개발이 어려운 곳이다.
하지만 동두천시는 사격장 반환이 아직 반환이 이뤄지지 않은 캠프모빌, 캠프캐슬 일부, 평지에 있어 활용이 가능한 캠프 호비 나머지 부지 등의 반환에 속도를 높이기를 기대하고 있다.
동두천시 관계자는 "동두천에서 반환 뒤 개발이 기대되는 곳은 캠프 케이시·모빌·캐슬·호비 등 4개 기지"라면서 "캠프 호비 내 사격장 반환이 210 화력여단이 주둔한 캠프 케이시를 제외한 나머지 3개 기지 반환에 속도를 높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의정부는 반환 기지 대상에서 제외되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의정부에는 주한미군 주력인 2사단 사령부가 있던 캠프 레드 클라우드, 유류 저장소가 있던 캠프 시어즈, 부사관 학교인 캠프 잭슨, 헬기 부대가 있던 캠프 스탠리 등을 비롯해 캠프 에세이욘, 캠프 카일, 캠프 라과디아 등이 밀집해 있다.
그동안 의정부시민들은 미군기지 연결 송유관에서 새어 나온 기름과, 밤낮을 가리지 않고 캠프스탠리를 오가는 헬기 소음으로 고통을 받았다며 기지 반환을 요청해왔다.
안병용 의정부시장은 "60년 넘게 기다렸고 10년 전부터는 반환한다고 해서 개발 계획과 발전 방안을 마련했는데 또다시 기다리라고 하니 경악을 넘어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면서 "시민이 납득할 만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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